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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전소민 "장기기증 생각 중…많이들 관심 가졌으면"

배우 전소민이 첫 메디컬 드라마에서 연기 이상의 보람을 얻었다.

전소민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tvN 수목드라마 ‘크로스’(극본 최민석, 연출 신용휘)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엔터테인먼트 아이엠/사진=엔터테인먼트 아이엠



“2년 만에 작품을 했다. 긴장을 많이 하고 시작했다. 너무 오랜만이었고 메디컬 드라마도, 미니시리즈 주연도 처음이었다. 도전하는 의미의 작품이었는데 끝나니 아쉽다. 다음 작품의 기약이 있을까 불안감도 있다.”

‘크로스’는 병원과 교도소를 넘나들며 복수심을 키우는 천재 의사 강인규와 그의 분노까지 품은 휴머니즘 의사 고정훈이 만나 예측불허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전소민은 고정훈의 외동딸이자 선림병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고지인 역을 맡았다. 극 중 고경표(강인규 역)과는 동료로, 조재현(고정훈 분)과는 부녀로 호흡했다.

드라마 중반, 예상치 못한 논란이 생겼다. 조재현이 미투 운동에 의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것. 이에 조재현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사과했고, 드라마에서도 하차하게 됐다. 극 중 인물은 예상보다 앞당겨 죽음을 맞이했다. 극 중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서 연기하는데 흔들리지는 않았을까.

“그렇진 않았다. 나름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을 해서 계속 활동을 해왔다. 저도 내외적으로 많은 일을 겪으며 단단해진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더라. 일단은 잘 마치고 흔들림 없이 연기를 해내야 시청자분들이 드라마를 끝까지 봐주실 거라는 책임감이 컸다. 흔들리면 다 같이 힘들어지니까.”

외부적인 요인을 차치하더라도, ‘크로스’는 전소민에게 특별하게 남하게 남을 수밖에 없는 작품. 첫 메디컬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는 “힘든 장르더라. 수술신도 디테일하게 오래 찍어야 하고 정성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많은 선배님들께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저희 드라마 수술신은 정말 현실적이고 디테일했다. 저도 놀랐다. 내장지방까지도 만들어 놓으셨더라. 한국의 기술과 미술 효과가 정말 좋아졌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태아를 제왕절개해서 꺼내는 신이 있었는데 정말 아이 같았다. 배꼽의 털과 속눈썹도 너무 디테일하게 만들었다. 제가 촌스러운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많이 놀랐다. 너무 신기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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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터테인먼트 아이엠/사진=엔터테인먼트 아이엠


또한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연기하는 것에도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다. 전소민은 “감정노동이 심한 직업이라는 것을 알고 마음이 아팠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물론 사회에 좋은 일을 한다는 밝은 측면이 있지만 부모의 장기기증에 사인을 할 때 슬픔이 있듯이 회의감을 가지는 분도 많은 것을 알았다고.

“감정 노동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슬프기도 했다. 그래도 연기하면서 너무 좋았던 것은 환자분들을 대하는 장면에서 의사들이 느끼는 기쁨을 느꼈다는 거다. 환자들과 따뜻함, 안타까움, 공감 등을 느끼면서 작은 장면이었지만 기분 좋은 쾌감이 있었다. 간접적이지만 그 직업에 대한 보람을 느낀 것 같다.”

‘크로스’에는 뚜렷한 러브라인이 없다. 물론 전소민과 고경표가 마지막 장면에 와서 묘한 썸의 기류를 형성하기는 하지만 전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이에 전소민은 “처음부터 러브라인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15부까지 쭉 달리다 풀어지는 연기를 하려니 쑥스러웠다. 둘이 촬영하면서도 간지럽다고 했다. 그렇게 남녀사이의 여지를 주며 마무리해주셔서 좋았다”고 전했다.

“고경표는 네 살이나 어린 동생인데 나이에 비해 되게 성숙하다. 지인들에게 개구쟁이라는 이야기를 듣다 현장에서 만나니 프라이드도 있고 직업의식이 투철한 친구더라.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 역할에 더 몰입하고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고 옆에서 더 도와주고 싶었다. 저도 경표에게 격려를 많이 받았다. 서로 힘내자고 했다.”

구체적으로 고경표의 어떤 점이 배울 만했냐고 묻자 현장에서의 에너지를 언급했다. “스태프들이 하는 작은 일까지도 세심하게 챙겼다”며 “많이 움직이고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자기 일 뿐만 아니라 솔선수범한다. 집중력도 좋은 친구고 비상한 친구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정말 똑똑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칭찬했다.

끝으로 극 중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를 연기한 배우답게 “장기기증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증에 조그맣게 표기가 되더라. 사회적으로 너무 좋은 일 같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며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통해 그쪽으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게 바람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마무리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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