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미FTA 재협상, 트럼프 시험무대 전락 우려"

'2018 서울경제 라운드 테이블' 송의영 교수 주제강연

"안보·통상 분리 대응 안돼"

美와 북핵해법 이견 발생땐

경제 보복 이어질 가능성 커

미중 통상갈등 봉합엔 회의적

"접점 찾아도 美대선때 재점화"

3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강연자로 참석한 송의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트럼프행정부와 세계경제에 대해서 강연을 하고 있다./이호재기자.3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강연자로 참석한 송의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트럼프행정부와 세계경제에 대해서 강연을 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정치(안보)와 경제를 분리 대응하는 식으로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임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나라가 불운하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이라는 종합예술의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서울경제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세계 경제와 트럼프 행정부’라는 주제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deal)에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이라며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송 교수는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연계된 철강 관세를 피했다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 개입 금지, 방위비 부담 증가 등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과연 우리 협상단이 이런 이슈를 높은 차원에서 제대로 조정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FTA 재협상이 마무리됐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 달리 다른 카드로 중국 견제 및 미국 이익의 극대화를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말려들고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잇따르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을 두고 불거질 수 있는 한미 간 이견이 경제적 보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보호무역주의가 촉발하고 있는 글로벌 통상 전쟁이 단기에 잦아들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자유무역에서 소외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정서, 중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뿌리 깊은 불신 등이 근거다. 송 교수는 “지난 1980년대 플라자합의 당시의 일본과 달리 중국은 호락호락하게 미국의 보복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무역전쟁이 극심해지고 세계무역기구(WTO) 시스템의 와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로 참모를 물갈이한 점도 부담으로 지적했다. 그는 “다행스럽게 미중이 접점을 찾더라도 2020년 다음 미국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통상 갈등의 포연이 짙어질 수 있다”며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다만 “미국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과 유럽이 WTO 틀 밖의 미국 보복 관세에 대해 WTO 틀 안의 조치로 대응하는 등 파국을 피하려는 노력도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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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적 행정부 구성이 종잡기 힘든 정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송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극우에 가까운 ‘신우익’과 감세, 작은 정부, 자유무역 등을 기본가치로 하는 전통보수 세력이 혼재돼 있다”며 “트럼프의 정책도 신우익과 전통보수 세력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이런 양면성을 잘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글로벌 긴축 국면의 연착륙을 저해할 위험 요인으로는 △구조적 수요 부족 △자산 시장 거품 △생산성 장기 침체 등을 꼽았다. 송 교수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 금리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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