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찍힌 아마존, 로비스트 1년 새 2배 늘렸다

아마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맹공에 맞서기 위해 로비력을 기술 업계 최대 규모로 증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자체 분석을 통해 아마존 내부 로비스트가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14명에서 28명으로 2배 늘었다고 보도했다. 정보기술(IT)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이자 월가 대형금융사들도 압도하는 수준이다. 실리콘밸리 경쟁사인 구글은 13명, 페이스북과 애플도 각각 8명에 그쳤으며 JP모건과 씨티그룹의 사내 로비스트는 각각 11명, 7명 수준이다. 아마존에 등록된 내부 로비스트는 2014년 초까지도 3명에 불과했다.

비용 측면으로만 보면 실리콘밸리에서 로비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은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이다. 지난해 구글이 지출한 로비 관련 비용은 1,800만달러(약 190억원)로 같은 기간 600만달러를 쓴 아마존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아마존이 로비에 투입하는 비용의 증가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FT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4년 1·4분기부터 지난해 4·4분기 사이에 로비 비용을 4배나 늘렸다.



FT는 아마존이 급속도로 내부 로비스트 조직 확충에 나선 것은 빠른 속도로 사업을 다각화하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사를 겨냥해 독설을 퍼붓는 사실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드론과 자율주행차, 항공화물, 사이버보안, 데이터 프라이버시, 지적재산권 침해, 클라우드컴퓨팅, 국방부 물자조달, 세금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자체 로비스트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분야 모두가 의회 입법, 행정부 규제에 민감한 것들이다. 아마존 워싱턴 사무실을 지휘하는 인물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냈던 수석 로비스트 브라이언 휴즈먼이다.

FT는 페이스북의 사용자 정보 유출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심하고 아마존을 공격해 IT 기업들 사이에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보호단체 퍼블릭시티즌의 로비스트인 크레이그 홀먼은 “몇 년 전만 해도 대형 IT 기업들은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지만 지금은 로비 활동의 무대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