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직자 재산신고 실거래가로 한다지만 '실제매매 없을땐 가액신고' 문제 여전

인사혁신처, 개정안 입법예고

공직자가 재산등록의무자가 돼 최초로 재산신고를 할 때 부동산 가격을 실거래가로 신고하게 됐다. 지금까지 최초 재산신고에서 공시가격 등 평가액을 적도록 해 공직자의 신고재산이 실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실제 매매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가액을 신고하도록 해 문제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는 4일 공직자가 최초 재산신고 시 부동산 등의 평가액(공시가격 등)과 실거래 가격(취득가격) 중 높은 금액을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9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공직자가 부동산, 광업권·어업권, 골프회원권 등 평가액과 실거래가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 재산을 소유한 경우에 둘 중 높은 금액으로 신고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공직자 재산의 실제 가치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제도하에서도 최초 신고 이후 변동신고를 할 때는 평가액과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을 적도록 했지만 여전히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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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의 예외 규정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재산은 매매 등의 거래가 있는 경우에는 실거래 가격을 신고하되 증여 등으로 인해 실거래 가격을 알 수 없거나 그해 거래가 없는 경우에는 전문가 등의 평가가액을 신고한다’고 돼 있다.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법적 효력이 없어 실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공직자가 가액을 신고하도록 악용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출산휴가(3개월)를 재산변동신고 유예 사유에 추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 공직자는 재산변동신고를 유예할 수 있지만 출산휴가는 유예 사유에 포함되지 않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연달아 사용하는 경우 중간에 재산변동신고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또한 인사처는 취업제한기관인 협회 등을 고시해 퇴직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인사처가 고시하는 취업제한기관에 그동안 협회 등 법인·단체 목록이 빠져 있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인사처는 입법예고 기간 등을 거쳐 6월 말 국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되면 곧바로 시행할 방침이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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