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백브리핑]이동걸 구조조정 잇단 해결 왜

원칙대로 밀고 나가는 데다

靑 신임 두터워 무게도 실려

산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처리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간결해지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을 ‘원칙대로’ 법정관리로 밀어 넣은 데 이어 1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금호타이어 문제를 청산까지 불사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로 끝내 해외 매각에 성공시켰다. 배경에는 이동걸 회장의 ‘원칙론’이 자리하고 있다. 성동조선이나 금호타이어 모두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정관리야 넣겠느냐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이 회장은 원칙을 강조했다. 해외 매각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원칙을 굽히지 않자 강성으로 소문난 금호타이어 노조도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 회장의 구조조정 실전 경험도 빛을 발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당시 LG카드로 촉발된 카드 사태를 해결하는 데 일조했다. LG카드는 신한금융에 매각돼 초우량 신한카드로 변신했는데 손꼽히는 성공 딜이다. 이 회장은 사석에서 “카드 사태 때 솔루션(해결방안)을 하나하나 직접 설계했다”며 애착을 보였고 결국 이 당시 원칙을 지켜야 구조조정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지론을 갖게 됐다는 후문이다.

관련기사



청와대 등이 이 회장에 힘을 실어준 것도 원칙을 고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사태 막바지인 지난달 28일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부도는 청와대가 와도 못 막는다”고 밝히자 청와대는 곧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지 않는다”며 이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이후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이 실세인 게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GM 협상에서도 미국 GM이 ‘갑’인 것 같지만 이 회장이 협상 전반을 주도하며 GM을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서일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