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금리 상승기에도 웃지 못하는 은행들

올 NIM 0.2%P 가량 상승 기대 속

가산금리 압박 강화 우려

주요 시중은행 순이자마진(NIM)추이주요 시중은행 순이자마진(NIM)추이



순이자마진(NIM)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추세지만 은행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금리차 확대로 자연스레 NIM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지적같이 이자이익 증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가산금리 압박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오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시중은행의 NIM은 0.1~0.2%포인트가량 향상돼 1%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는 전제하에 연간으로 최소 0.1%포인트가량 NIM의 완만한 상승이 전망되는데 금리 인상 폭과 속도가 빨라지면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한국과 미국 모두 금리 상승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은행들의 NIM은 당초 세웠던 경영계획보다 견고한 성장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3년 1.91%에서 2016년 1.58%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1.71%로 반등했다. 신한은행도 2013년 1.76%에서 2016년 1.49%로 하락한 뒤 지난해 1.56%로 상승했다. 이는 대부분 은행이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것으로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여파로 NIM이 하락했던 데서 개선되는 모습인 셈이다. 특히 미국이 계획보다 빠르게 올해 추가로 서너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 예상되는데다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및 고수익 대출 증가로 상승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가산금리 조정 없이도 시중금리 연동에 따라 대출금리가 올라 NIM이 높아지고 이 덕에 실적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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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은행들은 마냥 좋아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김 원장 취임에 따라 가산금리 산정체계 등 대출금리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우려하는 까닭이다. 당장 NIM 상승으로 지난해 4·4분기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이 5조원에 달하자 ‘이자놀이’로 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금융당국에서는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우려한 탓인지 은행들의 가산금리 체계를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가산금리 산정방식을 포함한 시중은행들의 대출체계 현장점검을 했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산금리 산정방식이 투명하고 객관적·합리적이어야 한다”며 “시중은행 예대금리 차이가 커지는 이유를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도 이달 2일 취임사에서 은행권의 예대마진을 두고 ‘약탈적’이라는 표현을 써 향후 고강도 점검을 예고했다. 가산금리 수준은 은행의 NIM과 직결되므로 금리를 낮추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여겨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은행별로 박빙의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개별 은행이 독자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선진국 수준이 되려면 NIM이 2.0%까지 가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해외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낮아도 NIM이 3%에 육박한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기준금리 인상 추세에서는 예대금리 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상승이 없다면 예대금리차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고 당국이 가산금리 체계를 점검한다면 확대 폭은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정원·손구민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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