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5일 첫 일정으로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을 찾아 ‘안전 서울’을 강조했다. 구의역은 지난 2016년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19세 김모군이 열차에 치여 숨진 곳이다. 박원순 시장 재임 중 벌어진 사건 현장을 방문해 박 시장을 견제하는 한편 시민 안전과 비정규직 차별 문제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구의역을 방문해 “청년실업, 비정규직, 안전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가 겹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안전한 서울 만들기가 저의 가장 중요한 비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박 시장의 안전정책에 대해 “충분한 투자나 관심, 새로운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안 위원장의 이날 행보는 ‘박원순 견제’와 ‘비전 제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의역 사건이 서울시의 안전은 물론 청년실업, 비정규직 차별 문제까지 더해진 사안인데다 경쟁자인 박 시장 재임 기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의 등판에 여당 후보군들은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박영선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대권에 도전했다가 패배한 분들이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안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우상호 의원 역시 전날 안 위원장이 출마 선언문에서 ‘야권 대표로 안철수에게 힘을 모아달라’로 강조한 것을 두고 “야권 연대를 부인하면서 야권 대표 선수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공세에 안 위원장은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은 분들 말씀에는 제가 일일이 반응하지 않겠다”고 받아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도 준비를 마치고 ‘3파전’으로 확전에 나선다. 한국당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하고 오는 10일에는 추대식을 열 계획이다. 김 전 지사 측도 이 시점에 맞춰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면 ‘민주당·김문수·안철수’ 3파전의 서울시장 선거 대진표가 완성된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태호 전 의원을 경남지사 후보로 추대했다. 김 전 의원은 ‘올드보이’ 지적을 의식한 듯 자신을 “경남의 오랜 친구 ‘올드보이’”라고 소개하며 “경남을 지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경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고 밝혔다.
/송주희·류호기자 ss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