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 대법원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구속을 결정했다. 오는 10월 대선 유력 후보에게 내린 사실상의 출마 박탈 결정이다.
로이터통신은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5일(현지시간) 항소 절차가 끝날 때까지 불구속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룰라 전 대통령의 요청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중, 늦어도 일주일 안에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 및 돈세탁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2년 1개월을 선고받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최종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대법원에 인신보호를 요청했지만 이마저 기각당한 것이다. 룰라 전 대통령의 불구속 요청은 10월까지 대선 운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뜻과도 같았던 만큼 대법원 판결은 사실상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을 끝장내는 것”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룰라 전 대통령의 구속 결정은 브라질 정치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앞서 그가 소속된 노동자당(PT)은 법원의 징역 선고가 그의 재집권을 막으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해온 만큼 수백만명에 달하는 열성 지지자들이 시위에 나서면서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룰라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론도 거세다. 지난 3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룰라 전 대통령 구속 촉구 집회에는 2만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