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그녀의_창업을_응원해] 인테리어에는 수천만원이 필수? 홈리에종으로 비용 ‘뚝’

미용실에 비치된 잡지나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집을 보며 사람들은 ‘나도 한 번쯤은 저런 예쁜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높은 천장과 화이트 컬러의 벽과 원목 바닥으로 이뤄진 깔끔한 거실, 브라운이나 네이비를 이용해 중후한 멋을 내는 안방, 아일랜드 식탁과 집안 곳곳에 원색의 가구와 소품을 이용해 포인트를 내기까지. 고민을 거듭하다 인근의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보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비용과 연예인 집처럼은 될 수 없다는 실망감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홈리에종은 이 같은 불편에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설립됐다.

홈리에종은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홈스타일링 플랫폼 업체다. 홈리에종의 웹사이트에 접속한 고객은 각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확인한 뒤 본인이 원하는 디자이너를 선택, 결제하면 해당 디자이너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비스 금액에 따라 단순 조언에서부터 업체 선정, 제품 추천, 관리·감독 등 서비스 영역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집을 스타일링하고 싶다는 소망

디자이너 출신인 박혜연(36·사진) 홈리에종 대표는 주거공간을 스타일링하는 일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 자연스레 취업도 공간 스타일링 업체를 지망했으나, 당시 국내에 그런 일을 하는 곳이 없었고 차선책으로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를 담당하게 됐다. 그는 “취업을 하려고 보니 공간 스타일링이라는 일을 할 수 있던 곳이 없었다”며 “가구업체나 주거가 아닌 상업 공간을 스타일링하는 곳 정도가 전부다 보니 가장 관련이 높은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디자인재단과 리모델링 업체에 근무하면서 ‘홈 스타일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더욱 깊어졌고 직접 회사를 차리게 됐다.

박 대표는 “당시 리모델링 업체의 경우 상대하는 지역이 강남과 강북의 일부 부촌으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가격이 비쌌다”며 “부자들만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도 쾌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는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받아줄 수 있는 공급자가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 것이 창업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라고 설명했다. 규모가 있는 리모델링 업체의 경우 최소 비용이 5,000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호가하다 보니 부유층으로 한정돼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디자이너가 아니라 집 인근의 도배업자 등이 하는 인테리어 업체를 찾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 소비자가 찾을 수 있는 곳은 이케아 등을 활용한 셀프 인테리어 정도였다. 박 대표는 “고급 리모델링과 셀프 인테리어 사이의 시장이 없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수천 만원을 들이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전문가의 손길은 받고 싶은 이들에게 홈리에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자부했다.



◇‘홈 스타일링=리모델링’이라는 생각 버려야


박 대표는 ‘인테리어=리모델링’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깨고 불필요한 시공을 없애는 방식으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모델링은 배관과 전기, 수도시설 등을 모두 새로 하는 등 기존 구조물을 뜯고 내부를 새로 만드는 시공 위주의 인테리어”라며 “하지만 이런 리모델링은 비용이 평당 200만원 가량이 드는데다 스타일링은 하지 않아 고객의 입장에서는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완벽한 인테리어는 단순히 구조를 바꾸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링까지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리모델링 업체는 시공에만 강점을 갖고 있어 고객이 불만을 가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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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오히려 최소한의 시공으로 비용은 절감하는 한편 만족도는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집안의 모든 부분을 리모델링하기 보다는 낡은 벽지 등 시공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고 가구와 소파, 커튼, 조명 등 일종의 ‘리터치’에 집중한다면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자기만의 감각이 있는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어떻게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지를 함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라지는 인재에 대한 안타까움

“리모델링 회사는 정말 빡빡해요. 보통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11시에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되거든요. 3~4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30대 중후반 여성이 이런 회사에 근무하는 것은 정말 힘들죠. 실력이 있어도 결국 집으로 오게 되는 이유예요.”

박 대표가 홈리에종을 설립한 데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음에도 점점 회사에서 밀려나는 여성 디자이너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홈리에종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자이너들에게 좀 더 자유롭게 일하면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홈리에종이 추구하는 시장이 더 대중화된다면 소비자는 일명 ‘가성비’가 좋은 홈 스타일링을 할 수 있지만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감각과 능력을 살리면서 수입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미 수십 명의 디자이너들과 협약을 맺어 당장 현장에서 활동이 가능하다”며 “먼저 서울과 경기권, 세종시, 대전시를 시작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홈리에종은 아기방 꾸미기를 시작으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오는 12일 열리는 ‘2018년 서울국제유아교육전&키즈페어’에 참가해 ‘아기방 꾸미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스타일링 패키지와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점차 대상 넓히기에 나선다. 박 대표는 “주거환경에 애정을 갖고 살림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에서부터 첫 애를 낳은 뒤 전세에서 자가로 옮기는 부부, 자녀 출가 뒤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노부부 등도 대상”이라며 “기존 리모델링 업체가 커버해주지 못한 고객들의 욕구를 좀 더 높은 가성비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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