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헝가리 총선에서 여당 피데스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 수용 정책을 비판하며 난민을 ‘독(毒)’이라 불렀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개헌 가능 의석까지 확보하게 됨에 따라 헝가리의 반난민 정책은 더 강경해질 전망이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어 유럽에서 4선 총리가 될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서 승리를 거두면서 총선 기간에 불거진 측근 부패 논란과 독재자라는 비판도 잠재우게 됐다.
이날 헝가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당 피데스는 49.5%의 득표율을 기록해 3분의 2 의석을 차지했던 2014년 총선 때의 44.8%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개헌 가능한 3분의 2 의석보다 한 석 더 많은 13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투표율은 69.1%로 1990년 헝가리에서 민주 선거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총선 결과로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3연임을 하는 4선 총리가 되면서 2022년까지 헝가리를 이끌게 됐다. 1998년 35세의 나이로 처음 총리가 돼 4년간 국정을 맡았던 그는 2010년 재집권에 성공했다. 유권자들이 개헌 의석까지 여당에 안겨주면서 ‘빅테이터(빅토르와 독재자를 뜻하는 딕테이터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가진 오르반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더 탄탄해졌다.
총선 기간 사위가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터지고 측근들의 언론장악, 시민단체 탄압 등의 이슈도 제기됐지만, 여당이 지렛대로 삼은 난민 이슈에 묻혔다.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총선 승리가 확정되자 여당 피데스 당사 밖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이겼다. 결정적인 승리다. 미래에 우리는 조국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 내에서 EU 난민 정책을 비판하는 데 동조했던 폴란드와 체코, 슬로바키아 등을 중심으로 우파 민족주의가 득세한데 이어 헝가리에서도 우파가 승기를 잡으면서 EU 내에서 동서 분열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