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현장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국내 유일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원전산업의 호황에 따라 매년 졸업생 취업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최근 정부의 어설픈 탈원전·원전축소 정책의 영향으로 올해 신입생 지원율이 대폭 줄었다. 원전은 국내 건설 뿐만 아니라 수출 및 해체 분야에서도 유망한 만큼 인력양성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북 울진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의 올해 졸업생 전원이 사실상 취업에 성공했다. 졸업생 76명 가운데 군 입대 1명, 공채 준비 3명을 제외하고 취업을 원하는 학생은 모두 취업했다. 최근의 전반적인 취업난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졸업생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 9명을 비롯해 한국전력공사·한국중부발전·지역난방공사 등 주요 공기업에 19명이 취업했다. 또 두산중공업과 삼성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에도 17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나머지는 유망 중소기업 및 강소기업에 취업했다. 졸업생 2명중 1명꼴로 공기업 및 대기업에 취업해 일자리의 질도 우수하다.
형제가 동시에 한수원에 취업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졸업한 2기 졸업생 박민성군은 1기 졸업생인 형에 이어 한수원에 입사했다. 특히 박군은 중학교를 자퇴하고 진로를 방황하다 검정고시후 형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 학교생활에 잘 적응한 끝에 입사의 기쁨을 누렸다. 이들 형제의 아버지 역시 한수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지부에 근무하고 있어 2대 가족 3명이 한수원에 근무하며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원자력마이스터고는 지난 2016년 2월 첫 졸업생 79명이 전원 취업에 성공한 이후 매년 취업 희망자는 모두 취업하고 있다. 원자력마이스터고 관계자는 “취업률이 높은 것은 우수한 교수·학생에다 원전 현장 위탁교육, 실습 위주 교육프로그램, 외국어교육 등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정부의 어설픈 원전 축소에 대한 우려로 입학 경쟁률은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입학생의 경쟁률은 2.16대 1로, 2016년 경쟁률 2.65대 1보다 낮아졌다. 특히 올해 신입생의 경우 원서 접수 기간이던 지난해 10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둘러산 ‘탈원전’이 이슈가 되면서 입학정원 80명을 겨우 채웠다.
원자력마이스터고 관계자는 “국내 원전 비중을 축소하더라도 원전 수출이나 폐로 등에서 원전 관련 인력수요는 여전히 높다”며 “원전 외에 기계·전기 분야 국가 기간산업·대기업 등으로 취업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에는 국내 가동 원전의 절반인 12기가 가동 중이고 울진에 2기(신한울 1·2)가 추가 준공 예정이다.
한편 경북에서는 원자력마이스터고 외에도 경주 글로벌원전기능인력양성사업단(GNTC), 포스텍·영남대·동국대(경주)·위덕대 등에서 원전 기능인력 및 학·석·박사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김세환 경북도 동해안전략산업국장은 “원전 수출시장 확대 및 원전해체산업이 이슈가 되는 시점에서 원전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