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삼성,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매입 협상 돌입

3조원 투입해 30% 이상 확보

"6월말 콜옵션 만료전 매듭"

삼성그룹이 3조원가량을 투자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대주주인 바이오젠으로부터 지분을 대량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6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만기일에 앞서 최대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바이오의약품 전문 개발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삼성물산은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과 최소 30% 이상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매입하는 내용의 협상에 착수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94.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바이오젠이 5.4%를 갖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올해 6월 말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50%-1주를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 권한이 있다. 지난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사 형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콜옵션 권한을 부여받았다. 바이오젠은 주당 5만원과 이자 일부를 부담하면 행사기한 내에 언제든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50%-1주를 취득하는 데 4,5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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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바이오젠의 협상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50%), 삼성물산(30%), 바이오젠(20%)으로 재편된다.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매입하는 데는 3조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1조원가량은 내부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금융사를 통해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바이오젠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매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율을 높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세계 최초로 3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을 승인받는 등 연일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도 순조롭게 임상시험을 이어가고 있어 셀트리온(068270)과 함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주도하는 ‘K바이오’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창사 7년을 넘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연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합작사가 아닌 독자 경영체제로 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며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문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합병을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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