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美에 비핵화 논의 의향 전달"

WSJ·블룸버그 美 언론 보도

정상회담 준비 탄력 붙을 듯

韓·美 비핵화 세부구상 온도차

정의용·볼턴 공조행보도 주목

1015A08 비핵화해법



북한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측에 오는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8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는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양측 정보당국 간 비밀리에 실무적 성격의 직접 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우리가 기대했던 수순대로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이날 “미국 측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를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한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북미 간 비밀접촉에서 평양 측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향도 직접 미국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수면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 9일 공식 취임하면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어떤 호흡을 맞추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미국이 북한과의 비밀 실무접촉에서 비핵화 관련 논의를 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지만 비핵화 세부 구상을 놓고 한미 간 온도차가 있기 때문이다.


볼턴 내정자는 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일 NSC 보좌관으로서 업무를 시작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팀과 함께 이 도전적인 시기에 미국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게 지키는 일을 하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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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핫라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정 실장은 이제 볼턴 내정자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취임 전인) 현재 업무적으로 대화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볼턴 내정자가 공식 취임하면 정 실장과 연락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강성으로 알려진 볼턴 내정자와의 공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미국이 기존에 주장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는 한미 간에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구상은 세부 각론에서 미국의 구상과 온도차가 있다.

‘리비아식 핵 해법’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볼턴 내정자는 ‘선 비핵화, 후 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러한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에 적용하기가 불가능하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우리 정부는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일괄 타결하되 이행은 단계적으로 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필요하면 6자회담도 재개할 수 있다고 한 것 역시 미국의 구상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재개 입장을 밝힌 6자회담은 북한의 시간벌기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볼턴 내정자는 “대북 협상이 북한의 시간벌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협상은 비핵화 본론으로 직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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