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찬성' 사과하나

김성주 이사장 기금 독립성 강조 행보와 달라

국민연금 "감사 결과 나오지 않았고

사과도 정해지지 않아"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이사장이 취임 직후 밝힌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행보와는 한참 멀어지는 분위기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혁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자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해 결과적으로 국민의 불신을 자초한 일을 반성, 사과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9일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공단은 3년 전인 지난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이 찬성한 경위가 무엇인지 내부 감사에 착수해 이르면 오는 5월께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삼성물산의 지분 11%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제2의 삼성물산 사태’를 막기 위해 기금운용 과정에 관여하지 않겠다던 김 이사장이 자체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국회의원 출신 이사장의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 이사장은 취임 직후 “국민연금에 대해 정치와 자본의 개입을 막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이 취임한 직후 공단에는 기금운용의 운용 전반과 재무회계를 들여다보는 공단 감사 자리에 전주 출신 전직 언론인이 임명되며 전문성 결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관련기사



그동안 국민연금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삼성물산 합병 논란에 대한 내부 감사를 피해왔다. 그러다 국회 등의 질책이 이어지자 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제일모직 소유의 에버랜드 땅 등 부동산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의결권 행사지침을 개정해 교수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주요 안건의 찬반을 결정하도록 권한을 강화했다. 의결권행사전문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대표이사 등의 선임 과정에서 과거 합병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기금운용본부 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합병 당시 가격 산정 과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며 참석 위원 7명 중 과반이 반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공단 측은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대국민 사과 여부와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할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