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달 8일 고강도 자구계획안과 이 계획에 동의한다는 노사확약서를 오늘(9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이 회사는 생산직 인력의 75% 가량인 500명을 감원해야하는 숙제를 떠 앉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마감된 희망퇴직 등 신청자는 144명에 불과했고, 노조도 인위적인 인력감축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결국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수주했던 5,000억원 가량의 선박 수주물량도 다 날아갈 판입니다. 보도에 정창신기자입니다.
[기자]
한 달간 생산직 인력의 75% 가량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았던 STX조선해양.
이 회사는 오늘(9일)까지 이 숙제를 풀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 달 전 정부는 성동조선은 법정관리를 결정했고, STX조선은 이날까지 고강도 자구안과 함께 이에 동의하는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STX조선은 살리겠단 뜻입니다.
STX조선에 따르면 오늘 마감된 희망퇴직 접수결과 희망퇴직으로 104명, 아웃소싱으로 40명 등 총 144명이 신청했습니다.
정부가 요구한 생산직 인력의 75%(약 500명) 가량을 줄이는데 실패한 겁니다.
STX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 입장에선 처음부터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다”면서 “어느 노조 집행부가 노조원을 줄이는데 동의하겠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내 식구를 정리할 바에는 다 죽자는 생각인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STX조선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한시간 가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이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강경투쟁을 결정했습니다.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반대한단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이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그동안 수주한 선박건조 물량도 계약 해지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현재 STX조선 수주잔량은 15척에 옵션 2척 등 총 수주액이 5,000억원 가량입니다. 이는 내년 3분기까지 일할 수 있는 물량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선주는 계약서에 따라 선박건조 회사가 디폴트 상황에 빠지면 즉시 다른 회사를 알아봅니다. 그동안 들어간 돈은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을 통해 은행에서 회수하게 됩니다.
경영관리를 맡은 법원은 채권단 집회를 열고 STX조선이 갚을 수 있는 수준으로 채무를 조정하게 됩니다. 만약 더 나아가 파산 결정을 하게 되면 1,4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한순간에 실직자가 됩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조선의 노사확약서 제출 시한인 오후 5시가 넘었지만 이날 자정까지 회신을 기다린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