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DI, 물산 지분 전량 처분]404만주 블록딜 매각...7개 고리중 3개 끊어

■순환출자 해소

공정위 기한보다 시기 앞당겨

지배구조 논란 정공법으로 돌파

삼성전기·화재도 지분 처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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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본격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SDI(006400)는 10일 장 마감 직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028260) 주식 전량인 404만주(2.11%)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5년 내린 기존 순환출자 관련 결정을 바꿔 삼성물산 주식을 모두 처분하라고 통보한 데 따른 이행 조치다.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에 따라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 7개 중 3개가 끊어지게 된다.

삼성SDI는 이날 삼성물산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기 위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SDI와 주관사는 이날 장 종료 이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11일 개장 전까지 매각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처분 금액은 5,822억원이다. 2.8~4.9% 할인율이 적용되면 실제 삼성SDI가 손에 쥐는 금액은 5,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매각 대금을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물산→생명→전자→SDI→물산’,‘물산→생명→화재→전자→SDI→물산’,‘물산→전자→SDI→물산’ 등 3개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된다. 공정위가 정한 기한은 오는 8월 26일까지지만 지분 매각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대한 빨리 해소하는 차원에서 매각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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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 역시 시장 충격과 지배구조 관련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 대량의 주식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소액주주들이 주가 하락 충격에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지분율을 늘리는 방식이나 타 계열사 및 공익재단이 매입하는 방식은 지배구조를 둘러싼 또 다른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부담이 있었다. 이 부회장 스스로 경영자로서 지분 몇 퍼센트 늘리는 것보다 경영 능력을 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삼성물산’ 지분 구조로 인한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됨에 따라 이제 재계 관심은 나머지 4개 고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끊을 지에 쏠리고 있다. 남게 되는 순환출자 고리는 ‘물산->생명->화재->물산’,‘물산->생명->전자->전기->물산’,‘물산->생명->화재->전자->전기->물산’,‘물산->전자->전기->물산’이다. 이들 4개 순환출자 고리는 신규 형성된 고리가 아니라 기존 고리이기 때문에 당장 해소해야 할 압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계는 삼성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는 현 정부 기조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삼성화재와 삼성전기(009150)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도 조만간 처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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