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굳건했던 여당 대세론이 무너지면서 대전·충남의 선거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파문과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의 낙마에 이은 구본영 천안시장 구속까지 돌발 악재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예측불허의 혼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전략공천을 통해 본선 준비 모드에 돌입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경선 지역 중 충청에서 가장 먼저 필승카드를 가려낸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11일부터 사흘간 충남·충북지사와 대전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을 진행한다. 이는 당내 경선 지역 가운데 가장 빠른 일정이다. 당초 당 지도부는 호남을 시작으로 경선 열기를 북상시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연이은 악재로 어수선한 충청 지역 분위기를 수습하고 후보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경선 일정을 앞당겼다. 충청권은 문재인 대통령과 안 전 지사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민주당의 무난한 압승이 예상된 곳이었다. 하지만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였던 안 전 지사가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데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박 예비후보마저 불륜설 논란에 낙마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민주당 소속의 천안시장까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나면서 여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충남은 박빙이고 대전은 우리가 조금 앞선다”고 평가할 정도로 자신감이 붙고 있다.
실제로 무주공산이 된 충남지사의 경우 한국당이 경기지사를 지낸 이인제 전 의원을 필승카드로 꺼내 들면서 여당의 승리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최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의원이 민주당 예비후보인 4선의 양승조 의원을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도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의 치열한 접전 승부가 예고돼 있다.
권선택 시장의 중도 낙마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대전시장 자리를 두고도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4선의 이상민 의원과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3파전 속에 결선투표제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지난 지방선거 때 권 전 시장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을 대항마로 내세웠다.
충북지사는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이시종 현 지사와 4선의 오제세 의원이 민주당 소속 후보로 낙점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이 지사가 자신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오 의원에게 품위를 지켜달라고 일침을 놓자 오 의원이 “정당한 정책비판에 대한 결례”라고 맞받아치며 경선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당은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을 전략공천해 본선 준비에 나서고 있다. 세종시장의 경우 민주당은 이춘희 현 시장을 단수공천했고 한국당은 송아영 부대변인을 후보로 사실상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