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슈퍼매파 등판날, 북미회담 공식화한 트럼프…연기·무산설 일축

●트럼프 "5말6초 회담"…속도내는 '北美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던 중 이날 공식 취임한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던 중 이날 공식 취임한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다음달 또는 오는 6월 초에 그들(북한)과 만나는 것을 여러분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앞에서 북미 회담 연기론 등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도 10일 남북 정상회담의 장소와 일정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북미 회담을 언급하면서 북미대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미국과 북한이 접촉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점과 북미 접촉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슈퍼 매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이 취임한 당일 이같이 언급해 안보 라인 교체로 일각에서 제기된 북미 회담 연기 또는 취소설을 불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각료회의서 “北 접촉 잘 진행…비핵화 희망”

김정은도 공식석상서 “북미대화 분석평가” 첫 언급


“시기·의제·장소 물밑조율 마친 것 아니냐”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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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내비쳤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도 그렇게 말했지만 북한도 비핵화에 대해 합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북미 회담은 전 세계를 매우 흥미롭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북미 접촉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미국으로부터 긴밀하게 진행 상황을 전달받고 우리 쪽 의견도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북한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미대화를 처음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이달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개최되는 북남 수뇌상봉(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면한 북남관계 발전 방향과 조미(북미)대화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북한의 이 같은 동향 때문에 양측이 회담 시기나 의제·장소 등에 대한 물밑 조율을 마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자체 기술 역량과 경제 잠재력을 총동원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의 세 번째 해인 올해 투쟁 과업들을 수행해 경제 전반에서 활성화의 돌파구를 열어 제낄 데 대해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북미대화 전망과 전략전술을 제시한 뒤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언급한 것은 남북·북미대화의 목적이 결국 ‘경제 강국’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기존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버리고 경제 발전을 위해 비핵화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11일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정치국회의를 개최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 위원장의 구두 약속으로만 존재하던 남북·북미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정치국회의에서 결정한 뒤 최고인민회의에서 추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는 “최고인민회의는 행정·대외사업 등 당의 기본 방침을 결정하는 곳”이라며 “두 정상회담이 당의 공식기구를 통해 결정되면 책임이 분산되고 그만큼 안전해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를 일관되게 강조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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