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롯데아울렛 군산점은 지역주민 400여명을 직원으로 뽑았다. 이달 말 개점을 앞두고 준비에 나선 것이다. 한국GM 공장이 폐쇄된 지역사회에는 단비였다. 하지만 현재 군산점 개점은 오리무중이다. 지역상인단체가 각각 다른 요구안을 들고 정부에 사업조정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그런 군산에 정부는 나랏돈을 들여 ‘복합청년몰’을 짓는다. 청년일자리 추가경정예산으로 전통시장 내에 영화관과 육아공간·상생점포를 만든다. 청년몰 예산은 약 229억원(본예산+추경). 구조조정으로 침체된 지역을 살린다는 의도지만 정작 최대 수천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는 쇼핑몰은 막으면서 혈세만 투입하는 셈이다. 이 같은 모순은 한두 건이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창원에 첫 비수도권 스타필드를 준비 중이지만 건축허가 단계부터 소상공인과 지역정치인의 반발에 부딪혔다. 군산과 함께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창원에도 청년몰이 들어선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롯데복합쇼핑몰 사업은 5년째 헛바퀴만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민간 일자리 창출→소득증가→경기 활성화’라는 선순환을 외면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롯데쇼핑(백화점·마트 포함)·현대백화점·신세계(이마트 포함) 등 유통 ‘빅3’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3사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5만9,437명으로 6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5년에는 6만1,966명, 2016년에는 6만113명 수준이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통업체 한 곳당 평균 취업자 수는 복합쇼핑몰 579명, 백화점 1,604명 등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자리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빈난새기자 이재유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