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회장-행장 분리경영 막차 탄 DGB금융

차기 회장 개방형 공모로 선출

대구은행장은 내부 추천키로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이 겸직했던 DGB금융지주가 결국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중앙 집중화를 방지하겠다는 금융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일각에서는 자리 늘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과 대구은행은 이날 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고 차기 회장 후보군은 개방형 공모로, 은행장 후보는 DGB금융지주 및 대구은행 전·현직 경영진 가운데 공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 회장은 비자금 및 채용비리 의혹으로 인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국내 금융지주사는 모두 회장과 행장 겸직 체제가 사라지게 됐다. 과거에는 조직안정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는 사례가 있었다. 대표적인 게 KB금융으로 윤종규 회장이 행장을 같이 맡으면서 비교적 신속하게 KB 사태를 수습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과도한 권한 집중으로 내부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나 박인규 DGB금융 회장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 당국에서도 회장 행장 분리 체제를 간접적으로 권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사·예산 등 비대한 권한으로 인해 회장 눈치만 보며 내부 자정이 힘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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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하나씩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했다. 지난해 KB금융이 윤종규 지주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BNK금융은 김지완 지주 회장과 빈대인 부산은행장, JB금융은 김한 지주 회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으로 분리했다.

이는 곧 역할 분담과 함께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자리’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DGB금융의 경우에도 회장 후보군은 개방형으로 공모한다는 건 외부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2014년 KB 사태와 같이 회장과 행장의 갈등이 불거질 경우 조직 리스크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명확한 책임과 권한이 없이 분리된다면 조직와해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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