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대대적 조직개편 3개월만에 또 혁신TF 꾸리라는 김기식

1월 이미 금감원 혁신안 나왔는데

김 원장, 경영혁신TF 구성 지시

장악력 높여 정면돌파 노림수

내부선 "나올게 또 있겠나" 회의

1215A09 금감원 각종 쇄신 TF 구성 일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팀 구성을 지시했다. 최흥식 전 원장이 인사·조직문화 혁신안을 내놓고(2017년 11월) 대대적 조직 개편을 마무리(2018년 1월)한 지 석 달 만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에 다시 한 번 조직 개편과 물갈이 인사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TF가 최 전 원장 때와 비슷해 김 원장이 외유성 출장 논란 등 각종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조직 장악력을 높여 정면돌파를 위해 다시 T F카드를 꺼내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금감원이 적극적인 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경영혁신 TF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민병진 금감원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가 TF를 이끌게 된다. TF는 앞으로 ‘인사 혁신반’과 ‘조직 혁신반’으로 나뉘어 3개월간 운영한 뒤 쇄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 등 금감원 핵심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인력 및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통상 조직수장이 바뀌면 조직 개편이 자연스레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전임 수장이 조직 개편을 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과거와는 상황이 다른데 다시 TF를 꾸리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내부 TF를 꾸려 조직 전반에 대한 외부기관 컨설팅을 받았고 충분한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쇄신안과 조직 개편까지 마무리했는데 석 달 만에 무슨 개선 사항이 더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금감원은 당시 임직원의 주식거래와 채용과정 등에 대해 엄격한 통제방안 등을 만드는 한편 민원이 많은 보험 분야를 금융소비자보호처 총괄 업무로 넘기는 등 조직 수술을 단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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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원장이 자칫 약해질 수 있는 조직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 TF 구성을 직접 지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김 원장은 각종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이달 초까지만 해도 “조직 개편이나 물갈이 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임원진에 공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인 최 전 원장이 임원 전원을 사퇴시키는 대형 인사를 이미 단행한 상황에서 조직 안정성을 해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면서 조직 전반에 대한 고삐를 강하게 틀어쥐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김 원장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관료도 금감원 출신도 아닌 본인의 한계에 대해 느끼는 점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혁신 TF 활동이 마무리되면 어떤 식으로든 조직 물갈이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을 수혈해서라도 주요 보직을 새로 채워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시민단체나 의원 재직 시절 ‘모피아(재무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대한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 오기도 했었다. 조직 개편이 단행된다면 은행·보험·증권 등 권역별 검사조직이 지금보다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도덕성에 흠집을 입게 된 김 원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선명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검사와 제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업권별 칸막이를 허물고 직원 전문성 제고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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