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미국 의회청문회에 출석해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상원의원들의 집요한 질문공세에는 능수능란하게 대처한 데 대해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페이스북 주가가 급반등해 2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의 합동 청문회에 출석한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명백한 실수”라며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페이스북 경영을 시작했으며 전적으로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가 의회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지난 2007년 페이스북 창업 이후 처음이다. 이번 파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알렉산더 코건 교수와 영국 정보분석 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2016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유리하게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악용되는 것을 충분히 막지 못했다”고 시인하며 로버트 뮬러 특검과 함께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 개입한 증거를 찾는 데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고객정보를 돈벌이에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광고 기반 사업 모델이 무료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며 해당 사업 모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원의 경고에는 “적절한 규제라면 환영한다”면서도 “페이스북보다 작은 기업들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저커버그는 이날 5시간 동안 이어진 상원의원 44명의 질문세례에 간혹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큰 실수 없이 침착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퍼블릭스피킹의 엘리슨 샤피라는 “저커버그는 강하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며 “그가 전혀 초조해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면 오히려 진실성을 의심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