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실리콘웍스 'LG 반도체 부활' 중심에 서나

OLED TV용 티콘 사업 매각추진

그룹내 반도체 설계기술 집중시켜

파운드리 업체 인수 관측도 제기

LG전자(066570)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화면을 구현하는 반도체인 타임 컨트롤러(일명 티콘) 사업과 인력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계열사인 실리콘웍스(108320)에 넘긴다. LG그룹은 과거에도 두 차례 계열사의 반도체 설계 사업을 실리콘웍스에 양도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인수해 그룹 내 유일한 반도체 회사인 실리콘웍스에 관련 역량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12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OLED TV용 티콘 설계 사업을 실리콘웍스에 넘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리콘웍스는 2014년 LG그룹 계열사에 편입된 팹리스 업체다. 코스닥 상장사인 실리콘웍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3.1%를 보유한 그룹 지주사 ㈜LG다.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조직인 SIC센터에서 OLED TV용 티콘 설계 사업을 하고 있다. 자체 반도체 생산 라인이 없어 생산은 국내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맡겨왔다. 매각은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은 수십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LG전자가 실리콘웍스에 넘기려는 티콘 사업은 모니터·TV 등 중대형 화면 구현에 필수적인 시스템 반도체다. 패널에 탑재돼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에 전송되는 테이터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잔상을 없애주는 등 최적의 화질을 구현하는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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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2014년 실리콘웍스 인수 직후부터 그룹 내 반도체 설계 사업을 이 회사에 집중시켜왔다. 2015년에는 계열사인 루셈이 시스템IC 사업을 실리콘웍스에 넘겼고 LG전자도 SIC센터 내 디스플레이 반도체 설계 사업 일부를 양도했다. 당시 LCD TV 등에 들어가는 티콘 사업도 함께 넘어갔다. 이번에 실리콘웍스로 매각되는 사업은 OLED TV용 티콘으로 LCD TV용 티콘보다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LG전자가 OLED TV용 티콘 설계 기술을 인큐베이팅해 실리콘웍스로 넘긴다는 의미가 있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티콘은 TV 패널에 들어가는 여타 시스템 반도체보다 기술력이 높다”면서 “그중에서도 OLED 패널은 두께가 얇고 광원이 없어 여기에 들어가는 티콘은 별도의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TV용 티콘 사업 매각과 관련,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실리콘웍스가 향후 LG그룹의 종합반도체업체(IDM·설계와 생산 모두 가능)의 꿈을 그리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실리콘웍스가 국내외 파운드리 업체 인수를 타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그룹은 1979년 설립된 옛 LG반도체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벌였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정부 주도의 ‘반도체 빅딜’ 과정에서 현대전자에 반도체 사업을 넘겼다. LG그룹이 기존 세트 사업뿐 아니라 전장 부품 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팹’ 확보가 절실하다는 해석이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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