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로터리] 독서가 과연 경영에 도움이 될까?

강윤선 준오뷰티 대표

강윤선 준오뷰티 대표



“독서경영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나요?” 종종 지인들이 내게 묻는다. 준오헤어는 지난 1995년부터 지금까지 23년간 독서경영을 해왔다. 준오헤어 직원이라면 누구나 매달 한 권의 필독서를 읽고 의견을 나눈다. 다양한 토론회와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고 필독서의 저자를 모셔와 특강을 듣기도 한다. 이렇게 독서경영이 준오를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는 오랜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받기도 했고 ‘HDI 인간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자’는 소박한 취지로 시작한 독서경영은 이제 3,000여명의 준오맨에게 체화됐다. 매월 선정되는 필독서는 경영·자기계발·인문학·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뿐 아니라 쉬운 책부터 어려운 책까지 다양하다. 이제 준오헤어 원장과 디자이너들에게 경영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 짐 콜린스, 톰 피터스 등은 익숙한 이름이 됐다.


지금 준오에는 석사·박사들이 많다. 아마도 책의 힘이 아닌가 싶다. 준오헤어의 한 임원의 경우 준오의 독서경영 성과를 분석해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도 했다. 논문을 보면 독서경영은 지식이전·지식공유·지식창출을 가능하게 하고 이는 직무 만족과 조직 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마디로 함께 책을 읽으면 분위기가 좋아지고 일도 잘된다는 뜻 아닐까. 같은 책을 읽고 대화하면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아이디어·노하우를 공유하고 이것이 토론을 통해 발전해 우리만의 새로운 발상을 낳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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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에는 전제가 필요하다. 함께 책을 읽는 것부터 조직 전체의 체질과 성과가 개선돼야만 의미가 있다. 개인이 독서왕이라고 해도 이것이 조직의 자산으로 모이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소용이 없다. 제도나 문화를 개선하는 데까지 나아가려면 서로의 생각을 풀어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고 무엇보다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

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1년 정도 독서경영을 하다 그만뒀다고 한다. 책을 읽은 후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몇 명의 직원이 토론을 주도하다 보니 다른 직원들이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준오도 처음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꾸준히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준오에서는 책을 읽은 후 각자 기억에 남는 문장을 써보고 작은 액션플랜이라도 도출해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인턴이든 원장이든 본부장이든 좋은 아이디어는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수평적 분위기에서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개인의 삶과 매장 경영에 적용되는 선순환으로 연결한다. 자고로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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