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퇴직 선배 만나려면 신고해야”…공무원, 17일부터 윤리강화

공무원이 퇴직 선배를 만나 골프를 치는 일 등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공직자 윤리 규정이 대폭 강화되기 때문이다.

15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공무원이 민간과의 유착이나 갑질을 못하도록 개정된 ‘공무원 행동강령’이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 개정 행동강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공관병 갑질 등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비위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퇴직 공무원과의 접촉을 사실상 금지하는 규정이 눈에 띈다. 새 행동강령에 따르면 공무원은 퇴임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소속 기관 퇴직자와 골프, 여행, 사행성 오락을 같이 하는 행위 등 사적 접촉을 할 때 소속 기관의 장에게 사전 신고해야 한다. 퇴직한 선배 공무원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청탁 등이 이뤄질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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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가 민간에 알선·청탁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구체적으로 △출연·협찬 요구 △채용·승진·전보 등 인사 개입 △업무상 비밀 누설 요구 △계약당사자 선정에 개입 △재화·용역을 정상적 거래관행을 벗어나 특정 개인·단체·법인에게 매각·사용토록 하는 행위 △입학·성적·평가에 개입 △수상·포상 등에 개입 △감사·조사 등에 개입 등이다. 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으로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은 막혔지만 공직자의 민간에 대한 청탁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공무원 갑질을 막는 규정도 신설했다. 공무원은 앞으로 이해관계자에 사적인 일을 요구하면 안 되고 고위 공직자는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이나 산하 기관에 자신의 가족을 채용하게 하거나 물품·용역·공사 등을 위한 수의계약을 체결하게 해서도 안 된다.

관가에서는 퇴직 선배 접촉 때 신고 등 강화된 규정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퇴직 선배를 만나려고 신고를 할 바엔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공직을 위한 정상적인 활동이 위축될까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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