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다이슨 글로벌 생산기지 르포]“모터 중심서 1㎜까지 균형 테스트…완벽한 성능 확인”

음향·기류·IoT 연구 총망라

극찬 받는 'V10 모터' 만들어

"트렌드보단 기술혁신에 매진"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서부에 자리한 다이슨 연구개발(R&D)센터에서 한 연구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다이슨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서부에 자리한 다이슨 연구개발(R&D)센터에서 한 연구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다이슨



“다이슨은 절대 시장 트렌드를 보고 제품을 만들지 않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오른쪽만 보고 있다면 우리는 의도적으로 왼쪽을 봅니다. 이 때문에 놓치는 매출이 있겠지만 오직 새로운 기술이 소비자에게 어떤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만 몰두하죠. 만약 트렌드를 따라갔다면 세계 최초의 날개 없는 선풍기 등의 혁신제품을 만들 수 없었을 거예요.”(존 월리스 다이슨 기술체계 수석엔지니어)

지난 11일 방문한 싱가포르 서부 해안 인근 다이슨 모터 공장 및 연구개발(R&D)센터. 이곳의 모터 생산라인에서는 완벽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테스트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른바 ‘모터 균형’ 테스트. 모터가 아주 조금이라도 흔들리는지 보는 공정이다. 그럴 경우 빠른 속도와 진동 때문에 제품이 파괴될 수 있는 탓이다. 원심력은 거리와 무게에 비례하는데 모터 중심에서 1㎜ 거리, 머리카락 한 올 무게에 불과한 조건에서도 불균형이 없는지 확인이 이뤄졌다. 부품 간 결합은 나사 대신 초정밀 접착제가 사용됐다. 직경 1㎜에 불과한 구멍으로 로봇이 침을 놓듯 접착제를 투입하는 작업은 이목을 끌었다. 이런 노력으로 다이슨의 무선청소기 V10의 모터는 업계 최고속도인 12만5,000rpm으로 회전하는데도 안전하다. 무게(125g)는 기존 V8(225g)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2월 완공된 R&D센터에는 총 4,800억원이 투입됐다. 음향·기류·사물인터넷(IoT) 등에 대한 연구가 모두 여기서 이뤄지는 만큼 다이슨의 R&D 전초기지로 볼 수 있다. 방문 당시 음향실에서는 공기에너지를 분산시켜 소음을 줄이는 실험이 진행됐다. 청소기에 적용된 ‘어쿠스틱폼(공기주머니)’이 발명품 중 하나다. 기류 연구실에서는 제품 성능을 더욱 높이기 위해 공기 흐름을 테스트한다. 아무리 모터 성능이 좋더라도 빨아들인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흡입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기존 청소기와 달리 V10의 모터·싸이클론·먼지통을 직렬 형태로 배치한 아이디어도 이곳에서 나왔다. 이를 통해 V10의 흡입력은 V8보다 20%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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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역시 가운데가 뻥 뚫린 독특한 구조를 적용해 공기를 빨아들이고 내보내는 효율을 극대화했다. 다이슨 공기청정기는 27㎡ 공간을 구석구석 정화하고 초당 최대 290ℓ의 정화된 공기를 분사할 수 있다. 월리스 수석엔지니어는 “싱가포르 공장에서 연간 1,000만개 이상의 모터를 생산하는데 다이슨 전체 모터의 80% 이상이 여기서 나온다”며 “무선청소기·공기청정기·헤어드라이어에 들어가는 모터가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혁신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자부심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전문 엔지니어만 300여명이 넘는다”며 “다이슨에 싱가포르는 수출과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기지”라고 소개했다.

/싱가포르=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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