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최은희가 별세했다. 향년 92세.
16일 故 최은희의 장남 신정균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머니께서 오늘 오후 신장투석을 받기위해 병원에 갔다가 임종하셨다”고 전했다.
1926년생인 故 최은희는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1947년 ‘새로운 맹서’로 영화계에 입문, 이후 ‘밤의 태양’, ‘마음의 고향’ 등으로 스타덤에 올라 김지미, 엄앵란과 함께 1950~60년대 트로이카로 떠올랐다.
고인은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를 통해 만난 신상옥 감독과 결혼한 고인은 영화인 부부로서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이후 신 감독과 이혼한 고인은 1978년 1월 홀로 홍콩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고, 이후 신 감독도 그해 7월 납북돼 두 사람은 1983년 북한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북한에서 신필름 영화 촬영소 총장을 맡으며 ‘돌아오지 않는 밀사’, ‘사랑 사랑 내 사랑’ 등 총 17편의 영화를 찍었다. 특히 고인은 북한에서 만든 영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는 한국인 최초 해외영화제 수상으로 기록돼있다.
김정일의 신뢰를 얻은 두 사람은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에 미국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에 성공, 10년 넘는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99년 귀국 했다.
고인은 2001년 극단 ‘신협’의 대표로 취임했고, 2002년 뮤지컬 ‘크레이즈 포 유’를 기획·제작했다. 2007년에는 자신의 영화 인생을 담은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을 펴냈다.
2006년 4월 11일 신 감독을 먼저 떠나보낸 뒤 고인의 건강 역시 악화됐고, 사망 직전까지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투석을 받아왔다.
한편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9일 오전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