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3조원대 규모의 철도 민자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결과가 주목된다. 그동안 특정 건설사가 철도건설 사업권을 따내면 시중은행은 해당 건설사에 사업비용을 대출해주고 이자수익을 챙기는 등 수동적인 영업방식에 머물렀다. 건설사 제안조건에 맞추다 보니 시중은행은 출혈적인 금리경쟁에 나섰고 결과는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돼왔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인 파주운정~강남삼성역 43㎞ 구간 수주를 위해 건설사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그동안 건설 사업자에 단순 대출해주던 것을 넘어 재무적투자자(FI)로 직접 나선 것이다. 건설 기간이 길고 운영 기간은 30년으로 수요예측 등 리스크도 만만치 않아 경험이 없는 국내 은행이 뛰어들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철도사업에 참여해본 적 없는 국내 은행이 제대로 된 자금구조를 짤 수 있겠느냐”는 시각과 함께 “은행이 컨소시엄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전문적인 금융기법을 가미하면 수천억원의 비용을 줄여 적정한 사업비 책정이 가능해 입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양론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2020 스마트 프로젝트’ 전략에 따라 신한은행이 ‘한국판 맥쿼리’를 목표로 새로운 수익사업에 적극 뛰어든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사업비만 3조3,600억원에 달하는 이번 수주전에서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내면 다른 은행들도 인프라 금융에 잇따라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 발표는 오는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