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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앞둔 현산..."아이콘트롤스 어쩌나"

계열사 순환출자의 핵심고리

규제 강화로 구조개선 불가피

신설 지주회사와 합병 등 거론

경쟁력·지배력 약화 등 고심




내달 1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기업 분할을 앞둔 현대산업개발에서 핵심 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아이파크’ 아파트·주상복합 단지의 홈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납품하는 상장 기업인 아이콘트롤스는 현대산업개발 그룹 계열사들 간 순환 출자 고리의 핵심이다. 정몽규 회장이 지분 29. 8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아이콘트롤스는 연간 매출액의 50% 이상인 현대산업개발과의 내부 거래에 힘입어 실적 상승세를 이어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오너 일가 지분율 30%에서 20%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현대산업개발은 아이콘트롤스와 관련한 순환 출자 구조 개선 및 내부 거래 비중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내달 예정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인적 분할 이후 올 연말까지 아이콘트롤스를 포함한 계열사들 간 순환 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순환 출자 해소 방안으로는 현대산업개발의 분할로 신설될 지주회사와 아이콘트롤스의 합병, 현재 아이콘트롤스가 보유 중인 현대산업개발 지분 3.4% 매각 등이 거론된다.


우선 지주회사와 아이콘트롤스의 합병은 정 회장의 지주회사 지배력을 높이면서 순환 출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합병 비율 산정, 아이콘트롤스 기업 경쟁력이 걸림돌로 꼽힌다. 합병 비율 산정에 따라 기존 현대산업개발의 주식 가치가 낮아질 수 있고 아이콘트롤스의 주력인 정보통신(IT) 사업을 제대로 키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의 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등의 IT기업 특성을 감안하면 지주회사와의 통합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와 같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가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EP 등 아이콘트롤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이 지주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신규 순환 출자 구조가 생겨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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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 회장 및 친인척, 임원, 계열사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이 18.56%로 다른 대주주인 국민연금(10.04%), 템플턴자산운용(9.65%) 블랙록자산운용(5.03%) 등의 합산 지분보다 적어 신설 법인의 지배력 강화와 향후 승계까지 염두에 두려면 정회장의 우호 지분을 더욱 끌어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아이콘트롤스가 갖고 있는 현산 지분 3.4% 매각은 그룹 입장에서 내키지 않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현대산업개발의 주력사업은 주택이다. 지난해 매출액(별도기준) 중 78%를 차지한다. 그런 주택사업이 올해 들어 정부 규제의 여파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 역시 현대산업개발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산업개발은 주택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발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개발 사업은 도급 사업에 비해 손실 위험이 훨씬 크고 대기업이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분야”라며 “현대산업개발의 개발 사업 강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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