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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 김어준X김지영, 국민과 정부에 던진 질문

‘그날, 바다’에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위한 노력이 담겼다.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상영 보고회가 서울 아트나인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지영 감독과 김어준 총수가 참석했다.




감독 김지영, 언론인 김어준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상영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감독 김지영, 언론인 김어준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상영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추적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로 접근한 추적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어준은 “영화를 만들면서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며 “첫 번째는 데이터, 과학적 검증 가능한 부부만 다루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 데이터를 생존자의 체험과 교차 검증한다는 것. 세 번째는 논증과 검증을 거쳐 하나의 가설을 제시하는 것. 마지막으로는 과연 우리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알고 있는지 질문을 불러일으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침몰 원인에 대한 가설 하나만 제시할 뿐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김어준은 “그 다음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 민간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내놓은 질문에 대한 답은 국가기관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감독은 “정부에서 발표한 데이터가 현실과 다른 가짜라는 것을 정확히 제시하고 새로운 시작에 조그마한 보탬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그날, 바다’는 정부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단순 사고라고 발표하며 핵심 물증으로 제시한 AIS 항적도 분석에 집중했다. 각종 기록 자료, 물리학 박사 등 전문가의 자문 하에 재현한 사고 시뮬레이션, 세월호 탑승객 증언, CCTV 기록, 블랙박스 분석, 두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 인터뷰 등 데이터에 기반해 원인을 추적하려 노력했다.

언론인 김어준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상영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언론인 김어준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상영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감독 김지영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상영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감독 김지영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상영 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그날, 바다’는 16일 기준 21만 2152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역대 정치시사 다큐멘터리 영화 중 2위다.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지금까지 세월호를 다룬 다큐멘터리나 특집과 비교할 때 분명히 의미 있는 성과다.


김어준은 “침몰 원인을 다룬 유일한 다큐다”라며 “가장 근본적인 의문으로 돌아갔다. 80%의 국민들은 여전히 정부가 초기에 발표한 이유로 알고 있다. 본인들이 4년 간 기정사실화 한 정부 발표가 근본적 질문의 대상이 된다는 점, 영화가 가진 질문의 힘으로 흥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흥행 이유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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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감독은 “어떤 관객분이 영화를 봐야하지만 보기가 겁났는데 결국 본 후에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며 좋아하시더라. 눈물에 호소하는 감정적인 영화가 아니라 굉장히 이성적인 영화다. 세월호의 호기심을 하나하나 퍼즐조각 맞추듯 풀어주고 있다. 그리고 나중에 제시한 침몰 원인 가설에도 공감이 가고 몰입감이 좋다더라”고 관객들의 호평을 소개했다.

‘그날, 바다’가 던진 질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원하는 만큼 나오고 있는지에 대해 김어준은 “반응이 갈릴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영화가 의도했던 대로 질문의 시작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침몰 원인에 자연스럽게 의문이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저희가 원했던 ‘왜’ ‘어떻게’라는 질문의 시작이 관객들 사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사진=‘그날, 바다’ 포스터/사진=‘그날, 바다’ 포스터


‘그날, 바다’는 배우 정우성의 내레이션 참여로도 화제를 모았다. 김어준은 “정우성씨에게 전화해서는 ‘세월호 다큐인데 내레이션을 해달라’고 짧게 물었다. 정우성씨가 대략 2초 후에 ‘하겠습니다’해서 대화는 끝이 났다. 저도 놀랐고 매우 감사하고 있다. 해외 일정이 끝나면 무대 인사나 관객과의 대화 자리도 만들고 싶다고 얘기하더라”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지영 감독은 봐줬으면 하는 관객층에 대해 “학생들이 많이 봐줬으면 한다. 학생들에게 어른들이 다 무능하고 부패한 게 아니다, 자기 일이 아니어도 책임감을 느끼고 성금까지 내면서 침몰 원인을 밝히려는 어른 세대가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마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어준은 “제작자로서 수사기관에 계신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세월호 침몰 원인이 다 밝혀졌다고 생각하는 일반인, 침몰 원인을 밝힐 책임 혹은 권한을 가진 특조위가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가설이 나와서 서로 교차검증이 되고 실체적 진실이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면 그게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그날, 바다’는 지난 12일 개봉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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