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사우디도 "파병"…시리아 내전 안갯속

트럼프, 동맹국 역할분담 요청에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폭격이 이틀째 이어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에 직접 무력개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리아 내전의 역할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델 알주베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시리아 위기가 터졌을 때부터 미국과 시리아 파병에 관해 이야기했고 지금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 논의는 진행되고 있다”며 “어떤 종류의 군대를 시리아 동부에 주둔시킬지, 그 군대는 어디에서 충원할지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에 대처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견제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아사드 정부군의 승리로 내전이 종결되면 시아파인 이란의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시리아 역할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시리아 내전에서 상당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미군 철수 의사를 밝힌 후 꾸준히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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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이 부담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리아에 파병된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철수에 따른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은 중동 동맹국인 사우디·이스라엘에 시리아에 대한 역할 분담을 요청하고 있다. 사실상의 비용 분담 요구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대신할 수 있는 아랍군을 창설하기 위해 사우디 외에 이집트에도 파병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시리아에 파병하게 되면 내전 진행 양상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영국·프랑스가 시리아 직접공격에 참여한 후 내전은 미국·유럽·이스라엘과 러시아·이란의 대리전으로 확대 재편된 상태다. 이날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의 군사기지 위성사진을 공개하는 등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충돌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참전은 확전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만 WP는 예멘 내전으로 방위비 부담이 날로 늘고 있는 사우디가 시리아에 직접 개입하기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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