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뒤 인사 보복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허경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면에서 범죄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내용과 피의자의 주거 등에 비춰 구속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당초 이날 밤이나 19일 새벽에 결정된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빠른 오후 7시께 결정됐다. 안 전 검사장은 앞서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안 전 검사장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0년 10월30일 한 검사의 부친 장례식장에서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다. 서 검사는 당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한 안 전 검사장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서 검사가 2015년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서 부당 개입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당시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서 검사의 폭로는 최근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을 본격 확산시킨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다만 성추행 혐의는 당시 기준으로 친고죄가 적용돼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고, 인사보복 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해당 사건은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맡아 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