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4%대 적금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4%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급여나 통신요금 이체, 장기가입 등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해서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최대 연 4.1%를 제공하는 ‘신한 U+ 투게더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 연 1.5%에 통신요금 자동이체 우대금리 연 1%, LG유플러스 모바일 가입 기간에 따른 최대 연 1.6%의 추가 혜택이 주어지는 구조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본인명의 신한은행 입출금 통장으로 가입 기간의 절반 이상을 LG유플러스 모바일 통신요금 자동이체를 해야 하고 적금은 2년제를 가입해야 한다. 1년제면 연 1.6%에서 0.8%로 줄어든다. SH수협은행도 이날 카카오페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최대 4%인 모바일 전용 ‘잇자유적금’을 선보였다. 영업점 방문과 서류제출 없이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페이를 통해 가입하기만 하면 되나 △1년제 최대 3.4% △2년제 최대 3.7% △3년제 기준 최대 4%와 같이 3년을 가입하면 4%를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1년제 ‘웰리치100여행적금’은 최고 연 4.7%에 달한다. 다만 기본금리 연 1.8%에서 우대금리를 모두 받으려면 처음 우리은행과 거래하거나 급여와 공과금 이체를 했을 때 0.4%, 또 우리카드를 신규 발급 받아 최종 만기일 전달까지 350만원 이상 사용하고 1건 이상 자동이체를 해야 가능하다. 하나금융의 자회사 핀크가 선보인 T핀크적금의 경우에도 기본금리 1.7%에 통신비 자동이체 우대금리 1.0%, 여기에 SK텔레콤 가입자 3회선을 결합하면 최대 4.0%를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의 ‘IBK썸통장’은 첫 거래 고객이 썸친구 맞등록을 하면 연 4.0%의 금리가 제공된다.
시중은행들이 특판 예적금을 쏟아내는 것은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자본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오는 7월부터는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의 비율) 산정시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올리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내리는 자본규제가 적용돼 예대율 100% 이내라는 기준을 맞추려면 예수금을 늘려야 해서다. 가계대출을 줄이면 수익이 줄어들고 성장 여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수신볼륨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보기에는 혹하는 4%대 적금이지만 이 금리를 전부 받으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전부 충족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급여이체나 신규카드 발급과 같은 ‘사실상의 꺾기’를 해야 받을 수 있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불만도 없지 않다. 은행들의 ‘착시마케팅’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적금 만기를 1년 이내로 짧게 가져가는 게 유리한 데 대부분 적금 기간이 2~3년으로 묶여 있어 장기적으로 가입자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