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야권 통합’과 ‘당내 화합’을 위해 6·13 지방선거 이후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차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언급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언론과의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총리직 사퇴 이후 처음인 것.
그간 정치권에서는 대법원에서 ‘성완종 리스트’ 사건 무죄 선고를 받은 이 전 총리가 6·13 지방선거 출마를 통해 정치적 재개를 노릴 것이란 예상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총리는 “한 번도 우리 당의 최고지도층으로부터 6·13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제안을 직접 받은 바가 없다”면서 “천안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6·1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접고, 당에서 요청하든 안 하든 단 한 표라도 후보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우리 당 후보에 힘을 실어주겠다”면서 “야권이 건강한 견제와 비판 기능을 찾으려면, 지금의 분열된 모습에서 빨리 벗어나 지방선거 전이든 후든 통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당을 향해서는 “당내 화합을 이루지 못하면 6·13 지방선거 또는 그 후에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며 “강력한 당내 화합을 당 지도부에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13 지방선거 이후 이런 것들(야권 통합과 당내 화합)을 이루기 위한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는 “너무 앞질러 간다”고 말을 아꼈지만, 중앙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의사를 묻는 말에는 “그렇게 좁게 보느냐”고 말했으며 홍준표 대표에 대해서는 “홍 대표를 흔들지 마라. 적어도 6·13 지방선거 전까지는 대표를 중심으로 우리가 (뭉쳐)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홍 대표도 언행에 무거움과 무서움을 느껴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가벼움은 절대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보도했던 한 신문을 상대로 “3억 원의 손배소 소송을 이미 제기했고 아울러 형사 고소도 할 생각”이라고 강조하면서 또 문무일 현 검찰총장이 수사팀장으로 지휘했던 특별수사팀 검사들에 대해서도 “검사 개개인 별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해당 신문 및 검사들에 대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며 철저한 자기반성을 한다면 (제기한 소송들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