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신지아의 '反轉 선율'…27·28일 바이올린 독주회

1부선 서정적·절제된 레퍼토리

2부는 화려한 기교로 대비 시켜

"관객 오길 앉아서 기다리기보단

대중에 클래식 매력 적극 알려야

운동 열심히 해 100세까지 연주"




“정통 클래식 음악가가 연주만 하며 살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요. 하지만 요즘에는 클래식 공연 티켓 가격의 절반만 투자해도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잖아요. 그러니 연주자가 그저 가만히 앉아서 ‘공연 보러 와주세요’라고 말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 클래식의 매력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연과 TV 방송, 광고 등 분야를 넘나드는 활동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31·사진)는 이번 주말의 독주 무대에 앞서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역량이 닿는 데까지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학파가 차고 넘치는 클래식계에서 신지아는 ‘순수 국내파’ 출신으로 세계 콩쿠르를 휩쓴 독보적인 이력을 자랑한다. 전주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그는 핀란드 시벨리우스 국제콩쿠르 3위(2005), 독일 하노버 국제콩쿠르 2위(2006), 프랑스 롱티보 국제콩쿠르 우승(2008),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3위(2012) 등 여러 국제 대회에서 잇따라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K-클래식’의 위상을 확 끌어올렸다.



그런 그가 오는 27일(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28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이어 독주회를 연다. 협연과 실내악, TV 등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나온 신지아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여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레퍼토리를 고르면서 이번만큼 깊이 고민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카리스마와 패기가 넘친다는 평가를 주로 받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스럽고 감미로운 연주가 돋보인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어요. 오랜만에 갖는 독주회인 만큼 완전히 상반된 매력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어요.”


신지아의 설명대로 이번 공연은 1·2부가 확연히 대비되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이런 특징 덕분에 공연의 타이틀도 ‘반전’으로 결정했다. 우선 서정적이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1부는 독주 바이올린으로 바흐의 샤콘느 등을 연주한다. 반면 화려한 기교가 중요한 2부에서는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시마노프스키의 ‘세 개의 신화’와 비에니아프스키의 ‘오리지널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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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아 앞에는 ‘바이올린 자매’라는 수식어도 항상 따라붙는다. 그의 친언니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35) 역시 다양한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악장으로 활동 중이다. 언니의 남편은 프랑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대학 교수이자 트럼펫 연주자다. “지금도 제일 냉정하고 제일 무서운 사람이 바로 언니예요. 제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마디 툭 던질 때가 있는데 그 말 한마디가 비수처럼 꽂히곤 해요. 저와 언니, 그리고 형부가 함께 모여서 음악 얘기를 나누는 시간들은 제가 평소에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되짚어준다는 점에서 너무나 소중해요.”

지난 2015~2016년 KBS 음악 프로그램인 ‘더 콘서트’의 진행자로 활약하고 광고 출연 경력도 보유한 신지아에게 운동은 둘도 없는 ‘취미’이자 하루하루 성실히 수행해야 할 ‘과제’다. 꾸준한 운동을 튼튼한 체력을 갖춰 놓지 않으면 다양한 분야에서 쉼 없이 활동하며 대중과 만나겠다는 꿈도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필라스테도 열심히 하고 등산도 보통 1주일에 한두 번씩은 꼭 가요. 초등학생 시절 예술의전당에서 폴란드 출신의 영국 바이올리니스트 이다 헨델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희끗희끗한 흰 머리를 휘날리며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사람 냄새 진하게 나는 음악을 계속하면서 100살 때까지 무대에 서는 것이 저의 꿈이에요.” 사진제공=크레디아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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