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LPGA LA오픈] "내 골프역사는 현재진행형"…세계 1위 복귀에도 덤덤한 비

공동 2위 박인비 랭킹 1위 확정

부상·공허감 이기고 제자리 찾아

"1위는 선물…내 골프 하는게 중요"

최근 2-3-2위 절정의 기량 뽐내

메디힐 대회서 통산20승 재도전

박인비가 23일(한국시간) LA 오픈 최종라운드 15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LA=AFP연합뉴스박인비가 23일(한국시간) LA 오픈 최종라운드 15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LA=AFP연합뉴스



“1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랭킹보다는 내 골프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세계랭킹 1위를 되찾은 ‘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는 특유의 담담함을 유지했다. 골프선수로서 이룰 건 다 이뤘다는 세간의 평가 속에도 아직 써야 할 역사가 많이 남았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듯하다.

박인비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윌셔CC(파71·6,450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 오픈(총상금 150만달러)를 공동 2위로 마쳤다. 비록 우승은 아쉽게 놓쳤지만 세계 3위인 박인비는 23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인자’ 등극을 확정했다. 23주간 1위에 올라 있던 펑산산(중국)과 2위 렉시 톰프슨(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박인비가 ‘여제’ 자리를 되찾기는 지난 2015년 10월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2013년 4월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던 그는 이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에게 권좌를 내줬다가 되찾기도 하면서 총 92주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415A34 최종성적


최고의 위치에 다시 선 박인비의 머릿속에는 마지막으로 1위에서 내려온 2015년 10월 이후 겪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을 것이다. 2016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시즌 개막전이던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에서 허리 부상으로 7오버파를 기록한 뒤 기권한 게 서막이었다. 3월 KIA 클래식 2위로 살아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 부상의 먹구름이 드리웠다. 통증이 낫지 않아 대회 출전이 뜸한 가운데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다가왔다. 올림픽 출전을 강행한 박인비를 힘들게 했던 건 통증이나 실전 감각보다는 출전권을 후배에게 넘겨주기를 바란 주위의 시선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리우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그는 보란 듯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 4개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우승을 모두 석권하는 초유의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대반전을 이뤄냈다.

2415A34 5년간 1위선수_c


목표 달성에 대한 정신적 공허함이라는 또 다른 우려 속에 맞은 지난해에는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 기간 허리를 다쳐 2년 연속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도 박인비는 지난달 하운더스컵에서 통산 19번째 우승(메이저 7승 포함)컵을 들어 올리며 또 한번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박인비는 이미 역대급 부활도 경험했다. 2008년 US 여자오픈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일본 투어를 뛰기도 했다가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날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가 사실 올해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좋은 플레이에 대한 선물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출전한 6개 중 4개 대회에서 톱3(1승 포함)에 들었다. “최근 두 달 정도 매우 좋은 골프를 하고 있다”고 자평한 박인비는 이번 시즌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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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를 넘지 못하고 통산 20승 달성을 다시 미룬 아쉬운 경기였다.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3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쳐 모리야 쭈타누깐(태국·12언더파)에 2타가 모자랐다. 몇 차례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는 불운 탓에 타수를 더 줄이지 못했다. 최근 공동 2위-공동 3위-공동 2위를 기록한 그는 이번주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과 통산 20승에 재도전한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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