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하는 등 한국에서 60년 넘게 선교와 사회사업을 해 온 패트릭 J.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23일 오후 선종했다. 향년 90세.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로 제주에 왔다. 당시 제주는 한국전쟁과 4·3 사건을 거치며 물질적으로 빈곤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한 상태였다.
맥그린치 신부는 제주의 가난을 타개할 대책으로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 척박한 한라산 중턱 산간을 경작하고 새로운 농업기술을 전파했다. 이때부터 ‘푸른 눈의 돼지 신부님’이란 애칭을 얻었다.
또 노인, 빈곤층, 노숙자 등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병원, 요양원, 유치원, 청소년회관 등 여러 복지시설을 세웠다.
2002년부터는 저소득층 등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무료 간병 시설인 호스피스 병원을 그의 마지막 사회공헌 사업으로 설립, 추진해왔다.
그는 2014년 60여년 봉사활동을 한 공로로 아일랜드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한 막사이사이상을 비롯해 국민추천포상의 최고등급인 국민훈장 모란장, 적십자상, 제주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지난 9일 심근경색과 심부전증 등 허혈성 심질환으로 제주한라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선종 시각은 이날 오후 6시 27분. 빈소는 제주시 한림성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성이시돌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오는 27일 오전 10시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