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ROLEX)’는 명품 시계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에 소개된 브랜드 수가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선호가 다양해지면서 피아제·IWC 등에 밀리고 있다. 이는 실적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61% 감소한 2,994억원에 그쳤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해 글로벌 본사에 45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전년에 비해 50억원 줄었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 417억원보다 큰 규모다. 실적이 악화하는데도 ‘배당 잔치’를 벌인 셈이다. 이 같은 사례는 롤렉스만이 아니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명품 브랜드 14개 업체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순이익과 맞먹는 금액을 배당해 이익 대부분을 본국으로 유출하는 ‘고배당’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다수 명품 브랜드가 많게는 몇조원, 적게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한국 시장에 내놓는 기부금이 ‘0’원인 업체도 수두룩했다. 스와치그룹코리아도 비슷한 사례다. 이 회사는 ‘스와치’ 외에 ‘브레게·블랑팡·해리윈스턴’ 등 고급 시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이 2,87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7%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45억원을 배당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달 638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 자금은 글로벌 본사로 들어갔다. 영업이익은 1억원가량 늘었는데 배당금 증가폭은 5배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사회공헌 활동에는 더욱 인식해지고 있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들 외에 로로피아나코리아·펜디코리아 등도 기부금이 ‘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품들이 지난해 배당금은 더 늘리고 기부금은 더 줄였다”며 “이 같은 문제가 더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도한 로열티를 본사에 보내면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