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건강하게 '계절의 여왕' 즐기자] 내 코를 괴롭히는 꽃가루...스테로이드 분무제로 막아주마

콧물·재채기 등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

스테로이드 분무제 꾸준히 사용땐 효과

미세먼지 심한 날엔 렌즈 대신 안경 끼고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식염수로 코 세척

안구건조증·눈 피로 개선엔 온찜질 도움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성장저하·학습장애는 물론 코골이·축농증·천식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제공=고려대 안암병원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성장저하·학습장애는 물론 코골이·축농증·천식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제공=고려대 안암병원



알레르기 비염·결막염이나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계절의 여왕’ 5월도 고통스럽고 위험한 달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 때문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 동물의 비듬, 특정 음식처럼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물질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으로 혹은 부적절하게 반응해 발생한다. 위장관·면역체계 등이 취약한 영유아 때는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나이가 들면 비염·천식 등 호흡기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의 영향도 적지 않다.

◇코 점막 등 부어 미세먼지 등 못 걸러내=지난해 684만명이 진료를 받은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알레르겐)을 감지한 우리 몸이 과도한 면역·염증 반응을 일으켜 생긴다. 코점막이 빨갛게 부어올라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많이 만들어지며 재채기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아침에 심하다.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고 녹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코 옆쪽 눈 가려움증이나 충혈, 축농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증상이 심한데도 염증 치료를 하지 않으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만성피로,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학습장애, 성장저하, 우울증 등 정서장애 위험이 높아진다. 축농증과 만성 기침, 천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우선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이른 아침에는 실외운동·환기를 자제하고 외출할 때 황사·미세먼지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미세먼지 등이 심한 날에는 외출 후 옷 등을 잘 털고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며 샤워한 뒤 옷을 갈아입는 게 좋다.

콧물, 재채기, 눈 가려움증 등을 빠르게 완화하는 데는 감기약에도 들어가는 항히스타민제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기본은 염증을 잡는 데 있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게 코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분무제다. 항히스타민제로 증상이 완화됐어도 스테로이드 분무제 치료를 병행해야 확실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 등에 수주 이상씩 지속되므로 이 기간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화장품이나 치약 옆에 놔두고 매일같이 사용하면 여러 증상을 개선하고 축농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증상이 심할 때만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뿌리고 조금 나아지면 귀찮아하거나 ‘스테로이드 제제를 오래 사용하면 안 좋다’는 속설을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그러나 미국·유럽에서도 만 2세 유아부터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사용할 정도로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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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알레르기 질환 치료법으로 면역요법이 있다. 알레르겐을 소량에서 시작해 차츰 투여량을 늘려 내성을 길러주는 방법인데 치료 대상 알레르겐이 제한적이고 3~4년가량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게 단점이다. 다만 젊은 층에서는 이보다 빨리 효과를 보기도 한다.

◇마스카라·콘택트렌즈 여성 결막염에 취약=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하면 눈이 뻑뻑하거나 피로해진다. 심한 경우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세먼지나 꽃가루 같은 이물질이 결막에 접촉해 발생하는데 특히 눈 화장을 하고 콘택트렌즈를 끼는 여성에게 잘 생긴다. 연간 180만명 이상이 진료를 받는데 봄·가을에 많고 2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2배를 웃돈다.

마스카라로 고정시킨 속눈썹은 눈으로 날아 들어오는 이물질들을 제대로 여과해주지 못한다. 마스카라 때문에 속눈썹 사이사이에 이물질이 잘 달라붙는 것도 문제다. 미세먼지 등에 오염된 콘택트렌즈를 오래 사용해도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거나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송종석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끼는 게 좋다”며 “콘택트렌즈를 꼈다면 외출 후 빼서 세척하거나 일회용 렌즈를 사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초기에는 알레르기 치료제와 인공눈물 등으로 1~2주 안에 해결할 수 있지만 눈을 자꾸 만지거나 비비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염증이 퍼져 각결막염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각결막염이 심해지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안약 치료와 인공눈물·냉찜질 등이 증상개선에 도움이 된다. 안구세정제는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주 사용하면 눈을 보호하는 물질까지 함께 씻겨 내려가 안구건조증·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나 눈의 피로감 해소에는 온찜질이 더 효과적이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마른 온찜질팩으로 눈 위를 덮어 5분 정도 찜질한 뒤 눈 주변을 살며시 누르며 문질러주면 혈류 흐름이 좋아져 피로감이 빨리 풀리고 눈물층 안정화, 안구건조증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송종석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가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 구로병원송종석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가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 구로병원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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