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주 펀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2% 후반에서 안착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가파르게 상승하자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의 확실한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주펀드는 금리 인상의 수혜가 예상되며 6개월 수익률이 헬스케어·천연자원펀드 등에 이어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해외 금융주 펀드의 6개월 평균수익률은 각각 6.05%, 5.31%를 기록했다. 이는 헬스케어(16.85%), 소장펀드(10.24%), 천연자원펀드(10.48%) 등에 이어 40개 펀드 테마 중 4~5위로 수위의 성적표다. 1년 수익률은 국내 21.81%, 해외 18.17%로 헬스케어(33.55), 삼성그룹주(27.56%) 등에 이어 역시 상위권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단기로 보면 금융주 펀드의 수익률은 더욱 돋보인다. 최근 코스피가 주춤한데다 바이오주의 급락으로 올해 펀드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던 바이오·정보기술(IT) 펀드가 각각 한 달간 -1.01%, -1.27%의 수익률로 마이너스 전환한 가운데 국내 금융펀드는 1.21%를 기록했다.
금융주 펀드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금융사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오르면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오르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특히 생명보험사 주식을 포함하고 있는 금융주의 경우도 금리가 오르면 생보사가 과거 팔았던 역마진 상품의 이익의 개선되는 점도 호재다.
국내·해외 금융펀드 모두 고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설정액 2,445억원으로 국내 금융주 펀드 대표 격인 삼성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6.86%, 1년 27.09%에 이른다. 올 들어 설정액 증가분도 7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설정액 증가분인 88억원을 이달 중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 국내 금융 유력주에 80%가량을 투자한다. 미래에셋TIGER증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도 연초 이후 2.32%, 1년 17.36%를 기록했다. 해외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담고 있는 한국투자월스트리트투자은행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2.38%, 1년 21.90%다.
반면 예고된 금리상승 앞에서 해외채권형 펀드는 채권가치 하락 우려로 올 들어 1조원 넘게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비례해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수익률이 부진해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해외채권형 펀드는 올 들어 1조1,962억원이 유출됐고 한 달 사이에만도 2,498억원이 나갔다. 수익률도 연초 이후 -1.34%를 비롯 올 들어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금리 상승기에는 단기채펀드가 ‘자금 피난처’로 꼽힌다. 대표 단기채펀드인 유진챔피언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에는 한 달 사이 6,045억원이, 동양단기채권증권투자신탁에도 2,484억원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