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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D-1] '평화의집'의 변신…남북화합 상징으로 거듭날까

비밀접촉 장소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집 실내 곳곳에는 성공적 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기원하는 의미의 다양한 미술품이 걸려있다./청와대 제공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집 실내 곳곳에는 성공적 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기원하는 의미의 다양한 미술품이 걸려있다./청와대 제공



판문점 남측지역에 있는 평화의집은 27일 열리는 2018남북정상회담의 회담장과 만찬장으로 쓰이며 한반도 분단 역사의 새로운 장소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평화의집은 연건평 3,270㎡의 지상 3층 건물로 1989년 준공됐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2층은 회담장, 3층은 만찬 및 연회장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평화의집 2층은 남북 당국 간 회담장으로 사용됐으나, 3층은 남측 대표단이 단독으로 식사할 때만 이용됐다. 그러나 이번엔 남북 정상이 건배하며 한반도 평화와 협력을 약속하는 장소가 될 전망이다.

사실 평화의집은 1988년 북방정책의 기틀인 7·7선언을 발표한 노태우 정부 때 남북 간 접촉과 회담을 위해 국가정보기관이 지은 건물이다. 노태우 정부는 88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북한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고 전두환 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온 박철언 국가안전기획부장 특보와 한시해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간의 ‘88라인’ 대북창구로 활용했다. 박철언씨는 노태우 정부에서 대통령 특보로 임명돼 한 부부장과 비밀접촉을 수십 차례 가졌는데 이때 평화의집을 중요한 접촉 장소로 활용했다.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간의 첫 회담은 1988년 8월 20일 개최된 남북국회회담 제2차 준비접촉이다. 당시는 건물의 준공이 나기도 전으로 일단 건물이 다 지어지자 회담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에도 여러 차례 회담이 열리기는 했지만 통상 주요회담 준비 또는 예비접촉에 활용됐고 본회담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진행됐다. 2000년 정상회담을 앞두고 준비접촉과 실무접촉이 평화의 집에서 이뤄졌지만 다른 당국 회담은 서울과 평양, 그리고 관광지인 금강산에서 열렸다. 평화의집은 군사당국회담 정도만 열렸다. 판문점이 미군이 관리하는 지역이라는 걸 의식해 북한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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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달라져 2014년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2015년 8월 고위급회담도 평화의집에서 열렸다. 전직 남북회담 관계자는 “평화의집은 남북 간 회담에 필요한 인프라를 잘 갖춘 시설이어서 회담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활발한 남북간 대화가 이곳에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평화의집 내부 구조를 개보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정례화가 성사된다면, 상시적인 정상회담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남북간의 다양한 접촉과 회담에 이어 최고위급의 회담인 정상회담까지 평화의집에서 이뤄지면서 앞으로 남북을 잇는 공간으로 위상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장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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