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한항공(003490) 총수일가의 갑질사태와 삼성증권 배당 사고로 국민연금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도입으로 독립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2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년도 제2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대한항공 경영진 일가족의 일탈행위와 삼성증권의 자사주 배당사건이 회사의 가치에 영향을 주고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하락시켰다”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건 이후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라면서 “투명하고 독립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기금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의의”라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서 배당 확대 등 단기 수익확대 요구 뿐만 아니라 주주제안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이를 연금을 맡긴 수탁자인 국민에 투명하게 알리는 원칙이다. 해외 연기금 일부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에서 벗어난 기업은 투자를 철회하는 등 강력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계 투자기관인 엘리엇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고 배당확대와 새로운 지배구조를 제안하는 등의 활동이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단기 차익을 얻으려는 행동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이날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가 보고된 뒤 지침 개정안 작업을 통해 오는 7월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 밖에 기금운용위의 투명성 강화 방안, 중기자산배분안도 논의했다.
박 장관은 “의결 안건인 기금 운용 투명성 강화 방안은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3개 전문위원회 회의 내용을 상시 기록 보관하고 의결권 행사 결과를 자세히 공개하는 내용”이라며 “보다 의사 결정을 투명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기금의 투자 내용도 공개함으로써 국민이 기금의 투자자산 정보를 자세히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법령 개정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지침과 규정 개선을 중심으로 이른 시일 내에 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안정성 위해 중기 자산 배분안도 위원회가 심의해야 하는 중요한 의사 결정 안”이라며 “앞으로 5년간의 기금 목표수익률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산군별 비중 등을 이날 실무진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오는 5월께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