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악수를 하는 순간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은 박수로 가득 찼다. 지난 2년여간 누구보다 마음 고생을 했던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고생했습니다”라고 서로 다독이며 가슴 벅찬 인사말을 건넸다.
27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하루를 시작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출발하기 한참 전인 새벽 5시경부터 청와대 앞에 모여 개성공단 정상화를 바라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개성공단 정상화로부터’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며 문 대통령에게 직접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하는 절실한 마음을 전했다.
이들의 마음을 읽은 듯 문 대통령은 청와대 앞에서 차에 올라타기 전 이들에게 다시 다가와 악수를 건넸다. 최동진 디엠에프 대표는 “재향군인회와 악수를 마치고 차에 타려던 대통령님을 향해 ‘대통령님 화이팅’이라고 외쳤더니 개성공단 현수막을 보고 다가와 손을 잡아주셨다”며 “이른 아침부터 가서 기다린 보람이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자리한 협회 사무실로 이동한 대표들은 점차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남북정상회담이 만나는 9시 30분이 다가오자 일부 대표들은 “7분 남았다”고 말하며 카운트다운을 했고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자 “이렇게 만나면 될 것을…”이라고 말하며 그간의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록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개성공단 등 경협은 의제로 다뤄지지 않지만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그 누구보다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비핵화와 북미수교, 평화협정체결로 이어진다면개성공단은 정상화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아직 이른 감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갖게 된 축제의 날이라 생각하고 다 같이 모여서 즐기려고 한다”며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보고 방북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하·심우일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