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000270)가 미국 시장 판매 부진과 원화 강세에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 넘게 줄었다. 판매가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과 신형 K3, 플래그십 ‘더(THE) K9’을 앞세워 실적을 회복하겠다고 기아차는 강조했다.
기아차는 27일 올해 1·4분기 매출액이 12조5,622억원, 영업이익 3,0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2%, 20.2%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상이익은 33% 줄어든 5,138억원, 당기순이익은 43.6% 감소한 4,320억원이다. 전날 1·4분기 영업이익이 45% 넘게 감소한 현대차와 유사한 실적 흐름이다. 기아차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원화 강세와 글로벌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올해 1·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0.2% 증가한 65만5,495대를 판매했다. 1·4분기 실적 부진은 미국 시장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1·4분기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9.7% 감소한 13만1,728대를 팔았다. 이는 쌓인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판매 속도를 조절한데 더해 원화 강세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은 3.8% 증가한 12만9,352대, 중남미와 중동, 아시아 등 기타 시장은 전년보다 1.7% 증가한 17만8,438대를 판매했다. 국내는 2.4% 증가한 12만3,771대가 팔렸다. 사드 보복으로 악화됐던 중국시장 판매도 1·4분기 전년 대비 6.4% 늘어난 8만2,206대 팔렸지만 아직 예전 수준을 회복한 상황은 아니다.
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UV와 신형 차량을 대거 투입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중국은 베이징모터쇼에서 선보인 중국 전용 소형 SUV 이파오, 준준형 SUV 즈파오 등 모델을 앞세워 판매 회복에 주력하고 미국은 소형 SUV 니로의 전기차(EV) 모델을 추가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신형 K2와 K3를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 투입하고 국내 시장은 플래그십 세단 K9으로 판매량 증가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현재의 위기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