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즙(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흘러가는 이동통로인 총담관에 생긴 결석(담석)을 제거한 뒤 담관에 식염수를 흘려주는 담관세척술을 병행하면 잔류결석 발생률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상협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지난 2014∼2015년 5개 의료기관에서 총담관 결석을 제거할 때 담관세척술을 받은 73명(평균 63.4세)과 받지 않은 75명(평균 62.4세)을 1년 간 추적관찰했더니 각각 6.8%(5명), 22.7%(17명)에서 잔류결석이 확인됐다. 담관세척술을 병행했더니 잔류결석 발생률이 70% 낮아진 것이다.
나이, 성별, 담석의 수, 담석의 크기(1㎝ 이상), 담관세척술, 담관절제술 가운데 총담관에 있는 결석을 제거한 뒤 잔류결석 위험을 낮춰주는 예방인자는 담관세척술 뿐이었다. 이런 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변량분석에서 담관세척술을 받은 환자에게 잔여결석이 있을 위험은 세척술을 받지 않은 환자의 9%에 그쳤다. 반면 담석이 여러 개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잔여결석 위험이 9.4배나 높았다.
이상협 교수는 “담관세척술은 간단하고 추가 비용도 거의 없다”며 “추후 전 세계 내시경 시술자에게 잔류결석을 줄이고 재발결석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소화기내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됐다.
총담관 등 담관에 생긴 결석은 담관염·췌장염·황달·간(肝)세포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발견하면 제거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제거해도 결석이 잔류하거나 재발해 복통·급성 담관염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총담관에 결석이 생긴 환자의 7~15%는 쓸개(담낭)에도 결석이 있다. 총담관은 길이 8∼10㎝, 지름 5∼6㎜가량 되며 아래쪽에서 단백질을 녹이는 소화효소가 포함된 이자액(췌장액)이 흘러나오는 이자관(췌관)과 만난다. 쓸개즙과 이자액은 총담관을 거쳐 십이지장·소장으로 흘러간다.
쓸개즙은 간에서 만들어지며 주성분인 담즙산염은 이자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인 라이페이스의 작용을 촉진, 용해된 지방산이 소장에서 잘 흡수되게 해준다. 담즙산염은 장에서 흡수돼 간으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