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서제약(600276.SS)은 항암제와 마취제·조영제를 주요 제품군으로 둔 중국의 제약사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38억위안, 순이익은 같은 기간 24% 증가한 32억위안으로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주요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항암제·마취제·조영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각각 18~45%의 성장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의료보험 약품 목록에 편입된 항암 혁신 신약 아파티닙의 판매량이 연간 74%로 대폭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10%를 이끌었다. 그 외 마취제와 조영제 등 항암제 외 의약품 매출도 전년 대비 고성장을 지속했다.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한 18억위안(약 3,000억원)으로 중국 제약사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항서제약은 올해 중국 식약국의 우선 심사 약품 목록에 포함된 신약 피로티닙을 출시할 계획이다. 항암제 SHR-1210, 바이오시밀러 19K 등을 포함한 20개 신약이 현재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어 향후 2~3년 주기의 신약 출시를 통한 중장기 밸류에이션 상승이 예상된다. 항암제 아파티닙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외 제네릭 의약품이 순차적으로 승인되고 있으며 다양한 의약품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가시적인 연구개발 성과 역시 기대된다.
항서제약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3개 약물을 포함해 총 9개 약물이 미국 식약국 약식신약신청(ANDA) 승인을 획득하며 전년 대비 47%로 껑충 뛰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4.6%로 아직 매출 기여가 제한적이나 최근 2년간 두 배 규모로 빠르게 확대됐으며 2018~2019년 4개 약물의 추가적인 ANDA 승인 획득과 함께 매출 기여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 국무원의 수입 항암약물 관세 철폐(기존 2%) 및 심사절차 간소화 정책 발표 이후 항서제약의 주가가 실적 타격 우려로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다만 항서제약은 수입 약물 대비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방정부 약품 입찰과 약품 가격 하락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있으며 현지 약품 유통망에서의 우위, 신약 개발 경쟁력을 보유해 수입 약품 관세 철폐로 인한 항서제약의 실적 타격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