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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이이경 “실검에 아버지 언급, 서로 피해 안 되려 노력”

배우 이이경에게 코믹연기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자타공인 잡초같은 그는 ‘믿고 보는 배우’가 목표다.

이이경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극본 김기호 송지은 송미소, 연출 이창민)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사진=HB엔터테인먼트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청춘들이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치는 포복절도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 이이경은 극 중 생계형 단역 배우 이준기 역을 맡아 ‘인생캐릭터’를 새로 썼다. 몇 시간이 걸리는 분장부터 온몸 불사르는 액션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코믹 하드캐리를 담당했다.

이번 작품의 성과 중 하나는 이이경의 재발견이었다. 앞서 KBS2 ‘고백부부’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 그는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주인공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여섯 청춘 중 가장 연장자로서 작품 전반을 이끌어가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이경의 꿈이 처음부터 배우였던 건 아니다. 운동선수를 하다 제대하고 나서야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원래는 체육대학을 다녔다. 가라데 선수를 했었다. 그러다 도피 아닌 도피처럼 군대에 갔다. 전역을 할 때쯤 되니까 선택해야 하는데 다시 운동을 하기는 싫더라. 원래 TV를 잘 안 봤는데 군대에서 ‘아이리스’를 봤다. 보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행복한 거다. 문득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재밌는데 직접 하면 어떤 기분일까 싶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연기 학원이었다. 뭘 알려주는 걸까 궁금해서 마치 제2외국어 배우듯 찾아갔다고. 연기 학원의 원장이 서울예대 출신이었고, 그 곳에서 예대 진학을 권유 받았단다. 그래서 뒤늦게 서울예대에 입학하게 됐다. 본격적인 연기 인생의 시작이었다.

“부모님을 따로 설득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버지에게 그 이야기는 했다. 아버지가 바라는 대로 인생을 살 수는 있지만 나중에 아버지를 원망하기는 싫다고. 나대로 살고 나를 원망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두 번, 세 번 이야기하는 성격은 아니다.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를 배웠다.


포털사이트에 이이경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이이경 아버지’가 뜬다. 단순히 부모님이기 때문에 함께 거론되는 것은 아니다. 이이경의 아버지는 LG상사 평사원으로 입사해 LG화학 사장까지 지낸 이웅범 씨. LG화학 사장까지 지낸 아버지를 두었지만 이이경은 자신의 매력을 ‘친근함’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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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얼굴이 부티나게 생기지가 않았다. 개성 있고 정감가게 생겼고 연기도 있는 척 연기하지 않고 실생활에 많이 닿아있다. 그래서 친근하게 봐주시는 것 같다.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어머니하고만 말씀을 나눴다. 어머니께서 ‘아버지가 너 피해 안 되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너도 아버지에 피해 안 되게 열심히 해라’라고 하셨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사진=HB엔터테인먼트


‘아버지에 피해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이이경은 배우를 떠나 어떤 사람일까. 그는 “잘 놀 것 같다고 하시는데 클럽도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제가 1차의 사나이다. 술자리에서 2차를 간 기억이 없다. 소주도 한 병만 마신다. 군대에서도 담배를 안 피우다가 영화 ‘백야’ 때문에 접하게 됐다.”

이이경은 자신을 정의하는 말로 ‘잡초’를 언급했다. 지금 회사에 7년 째 몸담고 있는데 회사 대표가 자신에게 해준 말이란다. 어디다 갖다놔도 잡초 같이 다시 일어설 애라고. 이이경 역시도 “저는 복잡하지 않게 생각하면서 산다.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행복하게 산다. 큰 거 안 바라고 산다”며 소탈한 태도를 드러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니 차기작에 욕심을 낼 법도 하다. 실제로 그는 ‘으라차차 와이키키’ 촬영 도중 MBC 새 드라마 ‘검법남녀’에 캐스팅됐다. 후반부에는 촬영이 겹치기도 할 정도로 대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본 시청자라면 ‘검법남녀’에서 왜 이렇게 분량이 작냐고 할 수도 있을 거라고.

“분량을 신경 안 쓴다. 제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닌 것 같다. 제가 할 포지션이 있다면 그것만 충족시키면 된다. 작품을 선택할 때 딱히 기준을 두지도 않는다. 만약 어떤 기준을 뒀다면 이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 못했을 거다. 감독님이 저를 필요로 한다면 출연한다. 끌림에 의해서 선택하는 것 같다. 배역이 작아도 배우가 작다고는 생각 안 한다.”

그렇다면 이이경이 배우 생활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예로 들며 “댓글에 덕분에 행복했고 월요병을 이길 수 있었다는 말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누군가의 삶이 바뀌고 좋은 영향이 간다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라고 참 반듯한 대답을 내놨다.

“‘검법남녀’에서는 준기의 모습이 안 보이도록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도 쉽게 연기할 생각이 없다. 연기자로서 자리는 제가 잘 잡아갈 테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나중에는 결국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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