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文 "金은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 金 "긴긴 겨울과 이별, 봄 시작"

화기애애했던 만찬

文 "자유롭게 오고갈

그날을 위하여" 건배사에

金 "우리는 하나"화답

南 국악기 '해금 北 "옥류금'

노래 '반갑습니다' 합주 눈길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배하고 있다 2018.4.27 /  한국공동사진기자단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배하고 있다 2018.4.27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남북 정상회담 만찬은 시종 화기애애했다. 27일 한반도 비핵화를 명시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후 시작된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암흑 같았고 악몽 같던 북남 사이의 얼어붙은 긴긴 겨울과 영영 이별한다고 선고했으며 따뜻한 봄의 시작을 온 세상에 알렸다”고 화답했다.

환영만찬은 남한의 대표적 국악기인 ‘해금’과 북한의 대표적인 악기 ‘옥류금’의 합주로 막을 열었다. 연주곡은 북측 노래 ‘반갑습니다’였다. 이어 제주의 초등학생 오연준군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동요 ‘고향의 봄’을 부르며 만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가수 조용필씨는 ‘그 겨울의 찻집’을 함께 불렀다. 이 노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살아생전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다. 현 단장은 가수 윤도현씨 등과 함께 우리 가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도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환영사에서 문 대통령은 “나와 김 위원장은 세계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어제를 옛날처럼 만들었다. 하나의 봄을 기다려온 남북 8,000만 겨레 모두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에서 남과 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희미해져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그 후 10년, 우리는 너무나 한스러운 세월을 보냈다. 장벽은 더욱 높아져 철벽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한반도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 공존의 새 길을 열었다. 역사적 사명감으로 어깨는 무거웠지만 보람 있는 하루였다”고 회담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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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도 답사를 통해 “4월27일은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멈춰졌던 시계의 초침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물론 오늘의 만남과 자그마한 합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나온 역사가 말해주듯이 우리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고 우리 앞에는 대단히 새로운 도전과 장애물들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우리는 사소한 두려움을 가져서도 안 되며, 외면하고 피할 권리도 없다”면서 “그것은 그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역사의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지 못하면 그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들을 걸머지고 있는 우리들”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필요할 때에는 아무 때든 우리 두 사람이 전화로 의논도 하려고 한다”며 “평화롭고 강대한 나라라는 종착역으로 힘차게 달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건배사로 “자유롭게 오고 갈 그날을 위하여”라고 외쳤고 만찬 참석자들은 “그날을 위하여”라고 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감개무량함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는 갈라놓을 수 없는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순간”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북쪽에서는 만찬에 평양냉면을 만드는 요리사뿐 아니라 마술사도 대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마술사는 만찬 현장에서 돈을 활용한 마술을 선보였다. 이 마술사는 주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함께 앉은 자리에서 다양한 마술을 선보였다고 전해졌다. 이 자리에 배석한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다 같이 건배하고, 김 위원장, 문 대통령 다 같이 술을 권하고,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날 만찬은 함께 건배하고 웃느라 예정보다 40분이나 길어졌다”고 전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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