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선 출신의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예비후보가 20일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선언식에서 ‘언론 탄압’과 관련 기자들과 언쟁을 벌였다. 출마한 지역구 관련 공약 소개보다 과거 MBC 아나운서 시절 행적이 더 부각 되면서 배 후보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당 당사 2층에서 출마선언식을 갖고 “지금 권력과 언론이 야합하여 유래를 찾기 힘든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막고 공정한 방송을 세울 힘은 부족한 현실입니다. 저 배현진이 힘을 보태겠다”며 자신이 현 정권의 언론탄압 희생양임을 강조했다.
이어 “방송 뉴스 마이크는 내려놓아야 했지만, 새로운 정치의 마이크를 잡고 우리의 자유를 지키고 넓히기 위해 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선언식에 참석한 기자가 길환영 전 KBS 사장의 대법원 판례를 예시로 들며 “유래를 찾기 힘든 언론탄압이 현 정권에 있다고 하는데 지난 정권에서는 언론 탄압이 없었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지난 2016년 대법원은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보도국에 부당한 지시를 해 보도 독립성을 해치는 등 언론탄압을 한 의혹을 받은 길환영 전 KBS사장이 해임된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대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언론탄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배 후보는 “지난 시절 길환영 사장은 저와는 다른 케이스지만 저는 (박근혜 정권 당시)언론 탄압이 없었다고 자부하고 언론 최종 편집자로써 강제적인 요구를 받은 적도 없고 자율적인 환경에서 최종 뉴스를 전달하는 시점까지도 언론 탄압은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2012년 MBC 파업에 참여한 기자들이 직종과 무관한 보직에 보복성 인사를 받은 사실을 지적하자 배 후보는 “이유환 PD 스케이트장 근무는 최승우 사장이 연출한 것”이라며 “일할 능력과 의지가 없으면 다른 부서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언론노조원들이 상처를 입으셨겠지만 어떤 선택에 대한 결과고 부당인사조치라는 것에는 동의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배 후보는 지역구가 아닌 언론탄압에 관해서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잠시 물을 마시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들과의 언쟁은 배 후보가 재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언론탄압 논란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한편 배 후보는 이날 선언식에서 “송파다운 송파, 품격 높은 송파를 위해 주거 만족도를 높이고 교육, 안전, 복지 등 민생 현안을 해결해 주민 행복 증진에 집중하겠다”며 “정부가 모든 것을 다하려는 국가주의 포퓰리즘에 당당히 맞서겠다. 정권의 입맛에 맞춰 도를 넘어서고 있는 재건축 규제와 재산권 침해를 막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