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혐의를 수사 중인 세관 당국이 조양호 회장과 조현민 전무 등이 함께 사는 자택 등 총 5곳을 추가 압수수색해 비밀의 방을 찾아냈다.
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이날 오전부터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사는 평창동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조사는 최근 관세청에 조 전무 자택에 공개되지 않은 ‘비밀공간’이 있다는 추가 제보 등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최근 조 전무 자택에 지난번 압수수색 때 확인하지 못한 공간이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이외 다른 제보 내용도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세관 당국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제보 내용대로 실제 비밀공간이 최소 2곳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밀공간을 중심으로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조사를 진행했지만 이곳에 어떤 물품이 보관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관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과 의전팀, 서울 강서구 방화동 본사 전산센터, 서울 서소문 ㈜한진 서울국제물류지점도 압수수색했다.
조 전무 자택과 본사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두 번째,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탈세 혐의와 관련된 세관의 압수수색은 세 번째다.
인천세관은 지난달 21일 조현아·원태·현민의 자택과 인천공항 사무실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이틀 뒤에는 본사 전산센터 등 3곳을 상대로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대한항공의 화물운송을 대행하는 한진 서울국제물류지점이 새로 포함되면서 세관 당국이 회사 명의로 위장한 개인 밀수 혐의도 추가로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최근 조 전무 ‘물벼락 갑질’ 사건 이후 한진일가가 개인 물품을 회사 물품이나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내야 할 운송료나 관세를 회피했다는 내부 증언이 SNS 등을 통해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